한국이 3.4분기에 1.8%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기록해 경쟁국을 능가한 것은 원화가치가 저평가된 데 힘입은 것이며 원화가치가상승세로 반전되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교적 호의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재정경제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경제의 양호한 성장은 원화 약세와 이에 기반한 저금리에 힘입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엔화와 대만달러에 대비한 원화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 수출과 저금리에 따른 내수기반 성장을 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GDP대비 수출비중이 지난 90∼97년 30%대에서 98년 46%까지 확대됐으나 수출소득이 2.5%까지 떨어진 실질금리에 힘입어 자산가격을 올리면서투자보다는 내수소비와 재정지출에 이용돼 세계적 불황속에 상승률을 높이는 원인이됐다고 분석했다. 또 저평가된 원화가치가 수입물가보다 수출단가를 더욱 떨어뜨려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대신 산업생산을 늘려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최근 경기부진으로 일본 엔화와 대만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원화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질금리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 내수를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경제의 양호한 성장은 전반적으로 통화약세와 이로 인한 수출,저금리등에 힘입은 것이지 한국경제의 세계경제에 대한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며 환율기조가 바뀌면 지속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같은 회의론에 대해 재경부 이장영(李長榮) 부총리 자문관은 "한국경제의 높은 수출의존성은 인정하나 환율과 물가,금리의 연계성에 대한 타당성이 부족해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자문관은 또 "세계경제에 대한 의존성을 감안할 때 선진국 경기회복지연에따른 수출부진이라면 몰라도 원-엔 환율의 경우 아직 적정선을 넘고 있지 않아 원화의 강세반전에 따른 향후 부정적 시각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수기자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