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장세전망을 믿고 최근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투자자들은 40포인트 가까운 주가폭락에 아연실색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너무 가파른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압박받고 있는 과열 국면에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연기금주식투자 전면허용방침 백지화설, 휴전선 총격사건 발생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600선 밑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그렇지않아도 차익실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 때리듯' 악재가 때맞춰 등장했다는 것이다. 0...28일 거래소시장은 오전장 초반까지만해도 지수가 40포인트 가까이 추락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전날에 비해 8.12포인트 내린 661.98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10시17분께까지도 낙폭이 10포인트 이내에서 움직였으나 외국인투자자의 '팔자'를 확인한 개인들이 매도에 가세하면서 하락폭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오후들어 야당의 반대로 연기금 주식투자전면허용 방침이 백지화됐다는 보도가 터져나오면서 투매를 불렀고 장 막판 외국인의 투기적인 선물매도로 선물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분위기를 '패닉'상황으로 몰아넣었다. 0...이날 종합주가지수 하락폭 38.08포인트는 미국 테러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9월12일(-64.97포인트)에 이어 연중 2번째 기록이다. 또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5.68%는 9월12일의 12.02%와 1월12일의 5.69%에 이어 3번째이다. 0...이날 주가급락의 핵심적 악재는 미국에서 전날 발표된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급락과 장중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정부의 연기금주식투자전면허용방침 백지화설이었다. 뉴욕증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85.3보다 높은 86.5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82.2로 7년여만의 최저를 기록,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때문에 다우지수는 1.10% 급락, 10,000선에서 멀어졌고 나스닥지수도 0.27% 하락, 1,900선 돌파 기대감이 일단 좌절됐다. 연기금주식투자 전면허용방침 백지화설은 향후 안정적인 시장유동성확보 기대감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투자분위기를 냉각시켰다. 여의도증시는 정부.여당의 방침대로 연기금주식투자가 허용될 경우 190조원대의 연기금중 연간 8조원 정도가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이 철회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외국인이나 국내 기관을 대체할만한 중장기적인 주요기반이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장 후반의 투매를 부추겼다. 이밖에 미국의 이라크 방공망 공습에 따른 테러전쟁 확전가능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과 휴전선 초소 총격사건, 검찰총장 사퇴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도 악재로 작용했다. 피치 IBCA와 S&P 등 신용평가 기관들이 일본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이날 일본 닛케이 지수가 2.4%대로 급락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