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대출이 기업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대출금 상환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엔화 자금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최근 두달여만에 최대 8% 가량의 환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 7월 5백억엔의 엔차관을 연 1.5%로 차입, 이를 국내 기업들에 연 3%대로 빌려 주는 엔화자금 대출을 시행했다. 그 후 엔화가치가 1백엔당 1천90원(9월 평균)에서 최근 1천1백70원으로 떨어지면서 엔화로 대출받은 기업의 원금상환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26일 산은에서 50억엔을 빌린 한솔제지는 이날 현재 48억원(8.6%)의 환차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4일 40억엔을 대출받은 두산도 현재 29억원(6.7%) 규모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손성호 산은 영업기획부장은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엔화대출을 지금 당장 원화대출로 스왑(일종의 교환)할 경우 엔화가치 하락분 만큼 대출원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지난달부터 시행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엔화자금대출(총 1백20억엔)에도 기업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엔화약세로 인해 대출금 원금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한달여만에 1백50개 기업이 40억엔 규모의 엔화자금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엔화 대출을 신청하는 중소기업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