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73∼1,274원을 오가며 한숨을 고르고 있다. 오후 들어 가파르게 진행된 저점 경신 행진은 일단 1,273.40원에서 일단락된 듯한 분위기나 원화 강세 심리가 언제 다시 불을 지필지도 모르는 상태. 시장 참가자들은 주가가 2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장세를 띠자 달러매도 심리를 강화했으며 외국인 주식자금이 사흘만에 다시 1,000억원을 넘어선 점도 이에 가세했다.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잠재돼 있으나 당국도 공급 우위에 의한 자연스런 하락 추세에다 증시 급등으로 섣불리 나설 수만도 없어 한창 고민중이다. '시장 추세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와 '조정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공방을 펼치고 있으나 변수와 수급은 현재 분위기는 하락쪽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16분 현재 전날보다 2.60원 내린 1,274.20원이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내린 1,276.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차례로 레벨을 낮추면서 2시 2분경 1,274.8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1,275원선으로 소폭 반등했던 환율은 이내 물량 공급으로 2시 31분경 1,273.40원으로 저점을 계속 낮췄다. 지난 3월 9일 기록한 장중 저점인 1,263.5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 그러나 국책은행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환율은 대체로 1,274원선을 거닐고 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1,000억원을 넘어섬에 따라 달러 공급 요인이 커져 공급우위의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업체들도 외화 예금을 덜어내려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면서 낙폭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듯. 또 증시의 폭발적인 강세로 인해 반등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어진 상태.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20.62포인트, 3.30% 오른 645.18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장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26억원, 23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3.88엔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에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일단 물량을 흡수한 것 같으나 반등여력이 약하다"며 "공급 우위의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다음주 월말임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국책은행이 자체적인 수요에 의해 환율 하락을 제어하긴 했으나 본격적인 개입은 아닌 것 같다"며 "4시이후 물량 공급 여부에 따라 1,27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의 개입은 채권쪽과 협의를 거쳐 총알을 마련한 뒤 다음주 중에나 있을 듯하다"며 "업체들도 외화예금을 덜어내는 징후가 있으나 본격화되기엔 아직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다음주 3년만기 외평채 5,000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