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최근 하락 흐름에서 소폭 반등하면서 강보합권에서 둥지를 틀었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궤적을 그렸다. 주초부터 물량 공급에 의한 하락 추세가 전날 1,280원을 깨고 11주중 처음 1,270원대로 진입케했으며 이날 그동안의 하락에 대한 소폭 조정을 보이고 있는 셈. 정부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 네고물량이 꾸준히 출회되면서 물량 부담을 계속 안고 있는데다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주변여건도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오후에는 1,280원 위로의 반등은 어렵고 아래쪽을 확인해보려는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1,277.1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미국 추수감사절로 인해 뉴욕 외환시장이 휴장, 거래가 없었다. 전날보다 3.20원 오른 1,280원에 출발한 환율은 너무 높게 개장가가 형성됐다는 인식으로 9시 32분경 1,278.30원까지 오름폭을 크게 줄인 뒤 한동안 1,278원선에서 횡보했다. 국책은행의 고가매수주문과 124엔을 시도하는 달러/엔 영향으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왔으나 1,279원선에서 물량에 되밀렸다. 이후 환율은 물량 부담을 느끼며 1,277원선으로 내려섰으며 서서히 저점을 낮추는 흐름을 띠며 11시 58분경 1,276.90원까지 내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사려는 주체가 국책은행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눈에 띠지 않는다"며 "정책적으로 막으려는 의지가 관건인데 일단 아래쪽을 테스트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거래범위를 1,275∼1,280원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업체에서 꾸준하게 네고물량이 나오고 있으며 주식시장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향 안정화된 흐름이 이어지면서 1,275원까지 내려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업체들이 아직 외화예금을 풀지는 않고 있으나 1,275원이 뚫리면 손절매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급하게 내려설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은 일단 1,270원선 초반까지 허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2분 현재 아시아시장에서 123.91엔으로 124엔 상향 돌파를 시도중이나 쉽지 않다. 밤새 뉴욕에서 거래가 없었으나 런던과 토론토 등지에서 일본은행(BOJ)이 엔 약세 유도를 위해 해외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할 것이란 소식으로 크게 상승, 123.93엔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은 노동감사절로 휴장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75억원, 53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예상보다 강한 순매수세며 주가는 10포인트 이상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력한 오름세를 띠면서 달러매도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10월 수출 확정치가 121억8,000억 달러로 당초 잠정치보다 1억3,000만달러 적었으며 이에 따라 수출 감소율도 당초 잠정치 -19.3%보다 0.8%포인트 커진 -20.1%로 확정 집계됐다. 수입 감소율도 잠정치보다 0.3%포인트 확대된 -18.3%였다. 무역수지는 6억5,700만달러로 잠정치 7억4,200만달러보다 8,500만달러 줄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