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시장이 조만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될 것이라는 기대가 돌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가 정부 차원의 대응을 해야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는게 우리 증시에 꼭 유리하다고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MSCI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23개 선진국 시장(advanced market)과 28개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을 대상으로 업종별로 각 시장의 대표적인 주식을 뽑아 산정하는 지수. 전세계 주요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이 지수를 참고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어 지수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가 선진시장으로, 한국은 신흥시장으로 각각 분류돼 있다. 재경부가 고민에 빠진 것은 진념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증권업계와 가진 간담회에서 선진국 시장으로의 편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가 정부 차원의 추진을 건의하자 진 부총리는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이후 재경부는 증권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태스크포스를 구성,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그러나 '신흥시장 모범생'에서 '선진시장 문제아'로 바뀌면 별로 유리할게 없다는 의견이 제기돼 난항에 빠졌다. 국제금융센터도 "대부분 투자기관들은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 분산 투자하고 있고 각 시장 내에서 다시 국가별로 투자자금을 배분하고 있다"며 "시장 변경시 외국인 주식자금이 오히려 빠져 나갈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놔 김을 뺐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 재경부 국제금융국이 조사해본 결과 모건스탠리는 신흥시장을 선진국 시장으로 바꿀 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해당 시장을 선진시장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 등 한국이 현재로선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요구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