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의 바닥은 항상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수 있는 법.경제전반에 새살이 돋아날 즈음 '그때가 가장 추웠었네…'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금융시장에선 바닥을 맞추려는 노력이 훨씬 노골적으로 나타난다. 금융시장이 실물에 앞서 움직이는 속성이 있는데다 예상 자체가 하나의 투자기법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주식시장이 테러 충격을 잊은 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실물쪽에서 청신호가 곧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수익률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주에도 세계적으로 동조화를 보이고 있는 '주가와 채권금리 상승'흐름이 이어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외국인 매수세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인 633을 뚫고 올라갈지가 첫번째 관전포인트.지수가 전고점을 뚫으면 갈곳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시중 뭉칫돈의 증시유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할지도 금융시장의 또다른 변수다. 지표채권인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지난 주말 3일 연속 급등하면서 4개월여만에 최고치인 연5.59%로 마감됐다. 한은이 국공채 3조원어치를 매입,급한 불을 껐지만 금리 추이는 '럭비공' 같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22일엔 한국은행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경기저점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1%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은은 9·11 미국 테러 후 세계경기의 동반부진 현상이 심화되면서 3분기 성장률이 0.5%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콜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3분기 성장률 전망을 0.9%로 전망했다. 2분기의 경우 GDP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었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국회 재경위가 특별소비세의 인하폭 및 조기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특소세 인하 방침이 알려지면서 특소세 인하품목을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계약취소 사태가 속출하자 재정경제부가 19일 재경위 통과 즉시 특소세를 인하할 수 있도록 '적용시기를 11월 19일'로 할 것을 요청,원론적인 동의는 구한 상태.그러나 한나라당이 "법인세 인하 등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정부와 민주당의 전향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밝혀 재경위 통과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번주중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아더앤더슨 실사결과에 따른 하이닉스 채권의 청산가치를 확정한다. 실사 결과 하이닉스 신용채권의 청산가치는 25.46%로 평가됐으며 담보채권은 담보별로 청산가치가 다르게 적용된다. 쌍용자동차에 대한 출자전환 서면결의도 이번주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20일엔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경제장관간담회가 열려 연내 마무리짓지 못한 정책사업들을 점검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