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종목 삼성전자가 지난 4월 19일 이후 가장 큰 폭인 7.5% 급등, 21만5,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4% 이상 상승했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간 데 힘입었다. 전략적 제휴 등 갖가지 설이 돌며 추가 매수를 부추겼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지난 9월 28일 14만원까지 내려간 후 53.57%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미국 테러사태로 하락한 후 저점 대비 28.45% 반등한 데 비해 상승폭은 거의 2배에 가깝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 상승세 역시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은 저점대비 44.6% 올랐으며 한국통신은 30.12% 상승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앞질렀다. 블루칩의 보폭이 큰 것은 이번 강세가 외국인이 블루칩을 사들이며 주도했기 때문이다. 최근 31거래일 가운데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7일간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사상 최고치인 59.04%에 이르렀다. SK텔레콤의 지분은 0.90%포인트만 더 채우면 한계인 49.0%에 도달한다. 자연스럽게 블루칩 강세가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요 관심 종목이 대부분 이미 목표 가격 수준까지 상승해 있어 추가 매수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블루칩 상승이 제한될 경우 지수가 하락하지는 않을지라도 상승 탄력성은 크게 둔화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동성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간간이 긍정적인 전망이 더해지고 있다.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매기는 옐로칩을 비롯한 중저가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차장은 “힘이 다한 블루칩 대신 시장이 600선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시장을 주도할 주식은 중저가주”라고 주장했다. 14일 증시는 이런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의향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7개가 모두 올랐지만 동시에 옐로칩인 삼성SDI, S-오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도 5% 내외 상승했다. 또한 개인이 거래소에서 18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함으로써 개인 선호주인 건설업종은 6.28%나 올랐다. 최근 나흘 동안 사흘 순매수세를 보였던 개인이 계속해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 준다면 개인 선호주의 순환매성 강세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최근의 주가 강세가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 실적의 바닥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증시가 추가상승 하더라도 직전 고점인 630선을 돌파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지수 부담에서 자유로운 중저가주로 갈아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이는 또다른 이유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