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14일 600선에 안착했다.

전적으로 미국 증시 강세에 자극받은 외국인의 힘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달 들어 지난 7일 하루를 제외하고 9일간 지수가 오를 정도로 강한 모습이다.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증시의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자 '시세에 순응하자'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실물경기는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급등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고 내년 경기회복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수가 미국 테러 직후인 지난 9월12일(475.60)보다는 27.56% 올랐지만 테러 직전(540.57)에 비해서는 12.23% 오른데 불과하다.


◇ 미국 증시 힘 낸다 =미국 증시의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여력을 확대시켜 주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으로 달러화의 유동성이 급증, 미국 증시를 떠받치면서 다른 나라에도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미국 증시는 분명히 내성이 생긴 것 같다"면서 "돈이 워낙 많이 풀렸기 때문에 증시 외에는 갈 데가 없다"고 분석했다.


◇ 반도체가 랠리 주도 =최근 미국과 한국 증시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주다.

반도체주의 화려한 랠리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주의 강세는 반도체 현물 가격 급등세와 IT(정보기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연일 급등하는 것과 보조를 맞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치에 달한 외국인 지분율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최근의 가격급등 추세와 재고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반도체 가격의 바닥은 지났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 돈 갈 곳이 없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금리하락 등으로 시중 부동자금은 갈 곳이 없어진지 오래다.

채권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서서히 떨어지면서 부동 자금이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유입되지는 않고 있지만 증시 자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조금씩 늘어 9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8조9천1백3억원으로 전날보다 78억원 줄었다.

그러나 전날까지 7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작지만 꾸준히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경기회복 신호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어야 개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 전망 및 투자전략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증시의 최대 변수였던 반도체 가격과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현재 장세를 불 마켓 랠리(강세장에서의 상승세)로 봐야 한다"면서 "대세 상승과도 맞물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관의 주식 비중이 너무 작기 때문에 조정을 받아도 폭이 깊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급상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이 실물경기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져 넘쳐나는 달러화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의 자금이 증시에 몰리지 않고 있어 '외국인을 위한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상무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은 만큼 이제는 내수 관련주보다는 IT 관련주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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