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돌파하면서 향후 장세 전망도 낙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경기 사이클이나 펀더멘털(기업 내재가치)을 근거로 신중론을 펴온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시각을 1백80도 바꿨다.

'유동성 장세여서 한계가 있다'던 평소 지론이 '현 단계에서는 알기 힘든 펀더멘털의 변화를 시장이 감지했다'로 바뀐 것이다.

주가상승세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낙관론으로 급선회=종합주가지수 600선 회복은 신중론자를 낙관론자로 돌려세우고 있다.

주가 상승세가 워낙 강해 신중론이 발붙이기 힘든 상황이 돼 버렸다는 얘기다.

'9·11 미국 테러 사태' 이후 500대 후반을 회복했으니 유동성 장세로서는 올 만큼 왔다고 주장해온 증권사의 한 시황분석가는 '당분간 600선 유지'로 입장을 바꿨다.

이 분석가는 그 배경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외국인 매수세를 들었다.

올 들어 외국인이 6조원대 가량의 주식을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한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더라도 당시에는 알 수가 없다"며 "외국인의 엄청난 순매수가 기술적 차원의 대응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신규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장세를 밝게 하는 요인이다.

고객예탁금은 소액이지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주가가 강한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개인들의 시장 참여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기관투자가들은 구조조정 등으로 매수 여력이 큰 편은 못된다.

개인들의 경우 '샀다가 제대로 처분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신중론에 얽매어 손을 놓은 채 반등하는 시장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국가신용등급이 오르면서 외국인이든 개인이든 매물을 받아줄 기반이 확충됐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개인들이 발빠르게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개인은 1백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대금 규모가 아직은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매수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장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 하루 5조5천억원의 거래대금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규자금이 대폭 흘러들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시장 접근은 게임논리로=낙관론으로 급선회했지만 '대세 상승기 진입이 아닌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라는 관측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일부 시황분석가들 사이에선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 여력의 60% 이상은 올랐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주가 상승세가 워낙 두드러진데다 대형주가 상승흐름을 견인하고 있어 지수는 앞으로 상당기간 600선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대응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신권의 한 펀드매니저는 "유동성 장세에선 펀더멘털에 기초를 둔 예상이 잘 맞지 않는 만큼 게임논리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세 상승으로 보기 힘든 만큼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여기에 도달하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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