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소식에도 불구하고 장후반 기관의 경계매물이 출회되며 나흘만에 약세로 마쳤다. 종합지수는 지난 사흘간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동반 순매도로 조정을 보이다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588선으로 상승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의 이종원 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 소식에 상승 반전했으나 현물시장 종료 뒤에 기관의 경계매물이 출회됐다"며 "그 결과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크게 심화됐다"고 말했다. 미국계 신용평가기관인 S&P는 외환보유액 확충, 구조조정 지속, 거시경제의 상대적 안정성 등을 들어 국가신용등급을 지난해 11월 이래 1년만에 BBB에서 BBB+로 한단계 올린다고 밝혔다. 13일 코스피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0.30포인트, 0.41% 내린 72.30으로 마감, 지난 7일 이래 나흘만에 하락했다. 장중 고점은 73.35, 저점은 71.45였다. 이날 선물은 개장초 72.40으로 약세 출발한 뒤 개인 매수로 73대에 잠시 진입했다가 외국인 매도로 71.45까지 저점을 낮춘 뒤 오전 내내 72선 이하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오후들어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얘기가 돌면서 상승, 73.35까지 고점을 높인 뒤 상승 마감하는 듯했으나 외국인 매도를 재료 노출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면서 향후 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605계약, 투신이 2,055계약, 증권이 273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개장초부터 저가매수에 나섰고 신용등급 상향 소식 이후에도 매수를 유지하며 3,721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현선물간 가격차이인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0.1∼0.2선에서 콘탱고 전환도 있었으나 장후만 매물에 치이면서 마이너스 0.88까지 백워데이션이 깊어졌다. 프로그램 매매는 장중 콘탱고 전환 등에 따라 매도차익잔고를 청산하는 매수세가 급증, 매도를 크게 앞섰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977억원, 비차익 820억원을 합쳐 모두 1,797억원이었고, 매도는 차익 146억원, 비차익 440억원을 더해 586억원을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수 차익은 증권사 상품계정이 주도하는 편이었고 비차익 매수는 위탁계정이 압도적이었다. 매도는 위탁계정을 통한 비차익거래가 대부분이었다. 대우의 이종원 연구원은 "내일은 시장베이시스 회복과정이 이어지며 선물매수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에 따른 개장초 프로그램 매도출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에 대해 세계적인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배경으로 지역간·지역내 포트폴리오 부분 조정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펀더멘털상 경기회복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일정수준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류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됐고 종합지수는 테러 이전의 수준을 넘어 590선에 육박하고 선물도 70선을 돌파했다. 선물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하 등으로 유동성이 증가하고 테러 사태 후유증에서 벗어나며 투자심리가 안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뭔가 근거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듣고보니 풀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용등급평가기관이 미국계여서 항상 외국인이 정보를 먼저 알고 국내 투자가를 따돌린다"며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지만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할 때 매물을 받아주는 게 반갑지만은 않다"고 푸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