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말부터 국내증시를 달구고 있는 D램 가격의 급등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D램 가격의 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반도체 관련주의 투자는 아직 이르다고 조언하고 있고 또 일각에서는 이유있는 반등이라며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12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는 D램 가격 급등의 원인이야 어떻든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만원선에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지만 하이닉스는 상한가를 치고 있으며 아남반도체도 13% 오르는 등 반도체생산업체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신성이엔지와 주성엔지니어가 상한가 부근까지 치솟는 등 반도체재료업체들의 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D램 가격 급등은 일시적 현상 D램가격은 지난 7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불과 3일만에 현물시장에서 20∼40%상승했으나 사상최저수준인 1∼2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상승폭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급등에 대해 ▲사상최악의 가격 하락수준에서의 기술적 반등 성격 ▲D램 공급업체들의 재고감소(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유통업체들의 투기성 선취매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둔 PC OEM업체들의 주문증가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 애널리스트는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둔 D램 수요는 12월초에 대부분 마무리되고 PC수요가 계속 부진하며 9월부터 증가했던 D램 출하물량이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유통되지 않고 PC OEM업체들에게 남아있을 경우 유동부문의 재고로 남을 것"이라며 상승세는 1∼2주 이상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하이닉스의 경우 블루칩 기술과 국내외 채권단들의 우호적인 상황을 감안할 경우 단기투자메리트가 계속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진영훈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의 일시적 반등세와 비교, D램 가격 상승은 추세적인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진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반등의 원인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유통업체의 재고감소와 일본 NEC의 지진피해 등에 의한 공급측면의 불안정성에 기인한 심리적 변화에 따른 것이었으며 현재의 반등도 이처럼 일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계절적 효과와 업체들의 가동률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D램 수요상승의 원인이 된 이번 가을 PC주문의 증가가 실수요자의 판매로 이어졌는지 아직알 수 없으며 최종 수요자에 대한 판매가 기대이하일 경우 PC업체들은 다시 악성재고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움닷컴증권 김병록 애널리스트도 "최근 메로리반도체 가격 상승은 낙폭만회와 계절적 수요를 겨낭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반도체 수요부문의 가시적 증가세가 형성되지 않는 한 반등세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D램 가격 급등, "이유 있다" 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 외에도 마이크론의 감산소식 등 수급개선의 기대감으로 D램 가격의 상승은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도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계절적인 효과 외에도 "마이크론의 싱가포르 공장 1주일 가동중단 소식이 마이크론의 감산설로 확산되고 현물시장의 악성물량이 중국시장으로 흡수돼 수급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PC당 메모리 채용량이 지난 2분기에는 160메가바이트에서 3분기 185메가바이트로 증가됐으며 4분기에는 195메가바이트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D램가격 하락에 따른 업그레이드 수요증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 공급량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업체의 재고가 축소되고 있어 내년 2분기 이후 D램 가격은 상당부분 안정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 이후 미국의 경기회복과 PC교체주기 도래 등으로 내년 1분기의 하락폭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내다봤다. 또한 삼승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업계에서 현재 가격대가 저점일수도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마이크론이 싱가포르 공장을 일시 가동중단하겠다고 밝히자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일본, 대만업체와 하이닉스 등이 감산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D램가격은 반등하지 않았다"며 "이는 마이크론 등 선두업체가 감산에 따른 공백을 차지하면서 물량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그는 "D램 가격의 급등은 단지 계절적인 효과로 보기 어려우며 이는 결국 현재가격대에서 D램 가격의 상승폭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도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양증권 이동수 연구원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이미 통과했다"며 "국내 반도체부문에서 D램 가격에 선행하는 설비투자조정압력이 뚜렷한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D램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