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사업부문을 떼내 독립시키는 분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벤처 바람을 타고 돈이 넘쳐나던 코스닥 기업들이 이제는 자금사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만 유니와이드 윌텍정보통신 엔씨소프트 인터파크 시공테크 오리콤 한국정보공학 등이 주력사업 이외의 사업부문을 분사했거나 현재 분사를 추진중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주력사업 위주의 '스피드 경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기업의 분사 내용=데이터 저장(스토리지) 업체인 유니와이드는 최근 방화벽 사업과 칩생산 부문을 분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유니와이드 관계자는 "기업 역량을 스토리지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 분사기업의 자본금 규모를 정하기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도 인터넷쇼핑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솔루션사업,여행사업을 분사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은 "향후 영업전략을 매출중심이 아닌 수익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사업과 거리가 먼 기술사업부와 여행사업부를 내년초 분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황제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도 게임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기업솔루션 분야 분사추진작업을 진행중이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팀장은 "게임 이외의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난달 열린 전직원회의에서 공유했다"며 "이에 따라 내년초께에 기업솔루션 분야의 분사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공테크는 인터넷콘텐츠 사업부문을,광고회사 오리콤은 매체부문·프로모션부문·브랜드전략연구소 등을 분사할 예정이다. 윌텍정보통신은 최근 분사를 통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정보단말기,전자화폐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등 주력사업인 계측기 부문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분사는 새로운 모멘텀=이들 기업이 분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은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가 오히려 기업의 자금줄을 옥죄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올해말과 내년초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예상되는 만큼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분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사는 일단 해당기업 실적에 긍적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윌텍정보통신의 경우 분사 이후 매출원가율이 29.6% 선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크게 호전돼 지난 2·4분기 적자였던 영업수지가 3분기에는 흑자(11억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주력사업과 관련없는 사업이 전체 수익성을 떨어뜨린 게 이제까지 주가에 부담이 됐던 만큼 분사는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