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을 뚫고 이틀째 오름세를 이으며 71선을 굳혔다. 미국에 이은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으로 유동성 장세를 대세로 맞아들이기 시작한 가운데 반도체 현물 가격이 급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국내에서는 하이닉스가 투자 심리 호조를 주도했다. 해외 금융회사들이 크로스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긍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지수선물시장은 호재를 반기며 주말을 앞두고 전날 급등한 데다 뉴욕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전망을 깨고 최근의 상승 흐름을 이었다. 9일 주가지수선물 12월물은 외국인 매도세에 눌려 한때 70.30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5일 이동평균선의 탄탄한 지지를 받으며 상승, 전날보다 0.30포인트, 0.42% 높은 71.4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200지수는 하이닉스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이 3% 가량 급등한 데 힘입어 0.55포인트, 0.77% 오른 71.60을 가리켰다. 이에 따라 전날 모처럼 콘탱고를 기록했던 시장베이시스는 다시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섰으나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종가 기준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0. 프로그램 매도가 급증, 매수를 압도했다.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콘탱고 전환을 노린 물량이 나왔고 전날 유입된 물량이 일부 청산됐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395억원, 비차익 558억원을 합쳐 953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차익 42억원, 비차익 91억원 등 모두 133억원이 유입됐다. 12월물 거래량은 소폭 감소했으나 거래대금은 늘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4만8,578계약, 5조2,745억원을 나타냈다. 주말을 앞둔 청산 물량이 증가하면서 미결제약정은 3,403계약 준 5만9,112계약을 기록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기관이 1,319계약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개인은 177계약 매수우위로 지원했다.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나서며 장초반 4,000계약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으나 매수 규모를 확대, 2,101계약 매도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그러나 현물을 2,058억원 순매수하며 식지 않는 매수열기를 과시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5일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확실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줌에 따라 추가 상승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섣부른 매도보다는 보유와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외국인 매수 기조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등 경기쪽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받쳐줄 경우 의외의 큰 상승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LG투자증권 조철수 연구원은 "장초반 조정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하방경직성이 확보되고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강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다음주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 8월말의 전고점인 72.50 돌파를 타진한 뒤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며 "현장세가 외국인을 빼고는 설명이 안되는 만큼 현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여부와 1만4,000계약에 달하는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라섰지만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매도시기를 좀 더 늦춰도 무방하다"며 "점차 저점을 높이는 가운데 76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 유동성 보강 여부와 반도체 현물 가격 움직임, 국민은행 지수 편입, 기관의 매수 가담 등이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