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D램 값의 상승과 함께 급등하고 있다. 9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5%가 넘는 상승세를 타면서 20만원선 회복을 눈앞에 둔 것을 비롯 하이닉스와 아남반도체도 12%대의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이들을 뒤따라 거래소와 코스닥의 반도체 재료, 장비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치솟았다. 코스닥 반도체 장비업체의 선두주자인 주성엔지니어는 전날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고 동양반도체도 상한가를 쳤다. 아토는 8% 올랐다. 미래산업과 신성이엔지는 각각 8%, 11%씩 올라 강보합에 머물고 있는 종합주가지수와 판이한 양상을 보였다. 동진쎄미켐과 원익, 유일반도체 등도 6∼8% 급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D램가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비업체와 재료업체의 경우 생산업체의 경기에 6개월정도 후행하기 때문에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주 왜 오르나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한 것은 바닥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D램 현물가가 지난해 8월이후 처음으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국내 반도체업체는 대부분 D램업체로 어제 D램이 현물시장에서 최고 8% 오른 것이 주된 이유"라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D램의 경우바닥을 확인했기 때문에 상승여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 애널리스트는 "장비회사들은 반도체 경기에 후행할 뿐 아니라 내년에도생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단순한 뇌동 상승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무역협회(WSTS)가 9월 매출 통계를 발표했는데 월별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에 지난 8월이 바닥이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최근 7일동안 꾸준한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외국인 지분율이 58.72%로 연중최고를 기록하며 상승기조를 유지한 것도 반도체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혔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테러사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빠졌던 관련주들도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지속되니까 뒤따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전병서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지분율이 50%대를 유지해왔는데 과거에 사들인 외국인은 주가가 더 오른 뒤 팔려고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사지 못했던 외국인들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향후 전망은 향후 반도체주의 주가전망은 최근 D램 가격의 상승이 계절적인 요인일 뿐 대세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에 따라 추가상승은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한누리증권 장동식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분야는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 조정을 가질 것"이라며 "특히 올해 4분기는 PC업체의 기대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내년초 재고조정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타격은 D램 분야가 가장 크기 때문에 현재주가는 과매수 국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석포 애널리스트도 "D램의 가격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수요회복보다 빠른 D램업체들의 생산증가와 연말이후의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건은 내년초 공급물량 과다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생산업체는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없는 국면이기 때문에 대세상승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며 "변곡점을 지났기 때문에 상승세가 하락세보다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하이테크산업에서 이러한 수준은 인텔과 MS를 제외하면 드문 경우"라며 "시장지배력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단기 상승후 조정을 받더라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