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 이전에 올들어 두차례의 눈여겨 볼만한 증시 랠리가 있었다. 이들 랠리는 현재 상승국면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두차례의 상승이 결국 무위로 끝났다. 이번 주가 상승은 과연 세번째 랠리로, 나아가 대세상승으로 이어질까. 1월과 4월의 주식 랠리의 주도세력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경기 혹은 기업 실적과 관계 없이 연초 기대, 유동성 기대 등 온갖 ‘기대’로 국내 주식을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1월 한달 동안 거래소에서 이틀을 제외하고 연일 매수세였으며 4월 11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는 8일만 제외하고 거래소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미국증시의 강세와 그 궤를 같이 했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이 추격매수했을 때 외국인은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이후 주가는 올랐던 것보다 큰 폭 하락했다. 10월중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사흘을 제외하고 연일 매수세였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도 주식을 순매도 한 날이 없다. 그 덕에 주가는 9월 저점 대비 20%,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때의 외국인 매수도 미국 증시 안정이 큰 몫을 했다. 기업실적, 혹은 경기와는 무관하게 ‘유동성’ 혹은 막연한 ‘경기 반등 기대’심리에 따른 것 또한 이전 랠리와 유사하다. 그동안 기관과 개인은 꾸준히 주식을 순매도했다. 과거 두차례의 랠리 동안 주가는 저점 대비 1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지난 랠리만큼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 할 때 약 3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 과거 매수세 지속 후 매수와 매도 혼조를 보였던 행태로 볼 때 이번에도 외국인은 급작스럽게 매도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상황논리가 비슷하다고 해서 결과도 똑같이 나타나리란 보장은 없다. 주식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재료를 요구하고 변덕을 밥먹듯 부리는 생물이다. 수평선을 이루는 주가 곡선을 볼 수 없는 것은 그런 이유다. 지금 ‘기대’는 너무 큰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 이 기대를 채울 새로운 호재가 공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기대를 꺾을 악재는 도처에 매복해 있다. 외국인 매수에 의존한 강세의 마무리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선 FRB가 추가로 금리인하를 하겠다고 시사했지만 그와 동시에 따라 일본과 같은 저금리-저성장에 대한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또, 6개월 후면 점차 나타나리라는 올 1월부터의 금리 인하 효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언제라도 실망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국내적으로 외국인 선호주 삼성전자의 절대가격이 올 하반기 이후 외국인 매물이 계속 출회됐던 2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국내 한 증권사가 설문한 결과 펀드매니저의 81%가 현 장세는 일시적 반등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세상승 초기국면으로 보는 투자자는 19%에 불과했다. 따라서 기관 매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전 랠리 막판 외국인의 매물을 기관이 받아줬던 때와는 달리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면 그동안 주식을 팔아 현금을 보유한 기관이 받쳐줄 것”이란 기대는 당분간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