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운용사들이 펀드에 들어있는 하이닉스반도체채권가격을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매겨 펀드 수익률 하락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채권이 편입된 펀드들은 제대로 시가평가를 적용할 경우 갑자기 수익률이 급락하는 잠재 위험을 안고 있다. 7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운용사들은 지난달 4일 하이닉스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상으로 선정되자 펀드에 들어있는 하이닉스 채권 가격을 20% 상각해 8천원(액면가 1만원 기준) 안팎으로 평가해 펀드 수익률을 고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펀드의 개별 채권들에 대한 시가평가를 해주고 있는 민간 채권시가평가회사들은 지난달 31일 하이닉스 발행 무보증 회사채 만기 3년연장 등을 포함한채무조정안을 통과하자 조만간 만기연장될 하이닉스 채권 가격을 5천∼6천원으로 낮췄다. 시가평가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펀드에 있는 하이닉스 채권은 주로 만기가 1년이내 남은 물량이나 만기연장으로 인해 기간리스크가 3년 늘어나고 차환발행시 금리도 이전보다 낮아지는 것을 반영해 시가를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조정한 하이닉스 채권 시가를 투신운용사에 통보해주고 있으나투신운용사들은 시가평가 가격 대신 20% 상각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신운용사의 시가평가펀드는 민간시가평가사들이 제공한 채권 시가에 따라 펀드수익률을 내도록 하고 있으나 이중 하이닉스 채권에 대해서만 자사의 평가가격을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투신운용사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경우 법정관리.화의 등 상각기준이 정해져있는 부실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채권가격을 임의로 내리는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가평가회사 관계자는 "유동성이 없는 채권가격을 8천원으로 평가해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시가와의 차액은 결국 나중에 환매하는 펀드 고객 또는 투신운용사가 떠안게 돼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닉스 채권은 1조2천억원어치에 달한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