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인 심텍은 투자자문회사에 자금운용을 맡겼다가 35억원을 받지 못해 투자자문회사를 고소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심텍은 이미 지난해에도 수익증권에 투자했다가 무려 347억원의 손해를 내 연간영업이익을 103억원이나 거뒀는데도 순손실이 229억원에 이르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는 규모가 적은 코스닥기업들이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해 부실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은 공모를 거치면서 한꺼번에 많은 자금을 조달하게 되지만 기술개발에만 주력해온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경험미숙으로 자산운용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심텍의 경우 지난해 1월 1만2천원의 높은 공모가로 등록해 공모자금만 7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전문업체인 심텍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없는 사내 자산운용팀에서 증권사와 투산사 등의 수익증권에 투자했다가 공모자금의 절반에달하는 347억원을 날렸다. 또 심텍에 따르면 이날 알려진 모 투자자문회사에서 못받은 35억원의 손해도 지난해 10월 이 회사에 운용을 맡겼다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자금은 회사나 대주주의 개인 돈이 아니라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돈인데도 재무책임자도 없이 큰 돈을 굴리다 엄청난 손실을 보자 시장에서 신뢰성마저 잃게 됐다. 뒤늦게 심텍은 올들어 CFO를 영입했으나 반도체 경기침체로 매출마저 순조롭지 못해 지난해 생긴 엄청난 손실을 만회하기란 요원한 실정이다. 한 코스닥기업 사장은 "벤처기업의 특성상 자산운용에 전문적이지 못해 안전한 단기금융상품이나 수익은 적더라도 은행예금을 선호하고 있다"고 자산운용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한편 코스닥에 신규등록한 기업들은 이른바 '부띠끄' 라는 투자운용사들이 공모자금을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정상적인 회사라면 자금운용은 건전한 투자처에 맡겨야 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코스닥 기업들은 단기 금융상품이나 안정적인 투신상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