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업체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이 설립을 추진 중인 차스닥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1년 가량 늦은 2003년께 문을 열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중국에서 열린 제1차 한·중 증권감독 고위급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온 정부 관계자는 "중국 증시 침체 등으로 내년 초로 잡았던 차스닥시장 개설 시점을 2003년으로 지연할 예정이라고 중국 관계자가 말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증시의 물량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영기업을 민영화한 뒤 증시에 상장하는 작업을 완전 중단한 상태"라며 "차스닥시장 개설도 순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상하이 증권거래소를 거래소시장으로 만들고 선전(深土川)에 신시장을 열어 차스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구체적인 차스닥 상장 대상이나 기준 등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차스닥시장이 개설되면 국내 증권시장의 위축이 예상돼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증권연구원 노희진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 1백여개가 차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차스닥이 유동성이 높은 대규모 신시장으로 등장하면 국내 증시는 자본조달이나 투자메리트가 없어질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 기업이 국내 벤처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할 때 차스닥 상장을 요구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의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 증시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며 "코스닥시장에서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종목에 대해 매도·매수호가를 한꺼번에 모아 매매를 체결시키는 일중 집중경쟁 매매방식과 시장조성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호·최명수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