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소로스가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신이 운용중인 퀀텀펀드가 1백% 출자한 QP홀딩스를 통해서다. 말레이시아 소재 투자회사인 QP홀딩스는 하반기들어 실리콘테크 등 7개사가 발행한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7백45억원어치나 매입했다. 일부에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로스의 이같은 행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CB등은 잠재적 물량요인인 만큼 주식전환 여부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주식연계채권 사들이나=거래소시장 상장기업이나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코스닥기업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해외시장에서 CB나 BW를 자주 발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 더존디지털웨어가 3년만기로 발행한 해외공모CB 2백33억원어치 가운데 QP홀딩스는 44% 가량인 1백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차 해외기관투자가가 사들이면 이를 다시 장외에서 매입하는 형식을 취했다. 거래소 상장업체는 팬택이 유일하다. 지난 9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전체 91억원어치의 해외CB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식관련채권 보유 규모가 지분율의 5%에 미달하면 금융감독원에 보고되지 않는 점을 들어 QP홀딩스가 사들인 국내기업의 주식연계채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QP홀딩스,무엇을 노리나=전문가들은 QP홀딩스가 매입한 국내 기업들의 CB나 BW는 대표적인 '저(低)위험 고(高)수익'상품이라고 말했다. 만기는 3∼5년이나 주가하락때 원금에 이자까지 얹어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있어 1년내 부도만 나지 않으면 '땅짚고 헤엄치기식 투자'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이원재 부장은 "30조원 규모의 퀀텀펀드 가운데 하나인 QP홀딩스는 리스크가 적은 국내기업의 주식연계채권 인수전용 펀드"라며 "운용규모는 1조원대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한빛아이앤비 김종유 이사는 "퀀텀펀드가 투자대상을 고를때엔 성장성 수익성 현금흐름 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QP홀딩스의 주식연계채권 인수를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전조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잠재적 물량요인임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환기간이 도래한 일부 주식연계채권의 경우 아직 주식으로 바뀐 사례는 없지만 장기투자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