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증권사의 실전투자게임에서 대학생부 우승을 차지했던 이창현씨(24).전문 데이트레이더로 꼽히는 그지만 이번 주들어서는 점심도 거른 채 장마감때까지 꼬박 컴퓨터 모니터 앞을 지키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황금시장'을 놓칠수 없어서다. 이와 달리 같은 대회 일반부 우승자인 김기수씨(28)는 손을 놓고 지낸다. 한달에 한두번 투자하는 장기투자자인 김씨는 요즘같은 조정장세,특히 개인선호주들의 등락이 되풀이되는 장세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단기급등 이후 조정을 보이는 코스닥시장에 '프로 DT(데이트레이더)'들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의 주가급등도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급락가능성도 적은 횡보장에서 종목별 순환매가 살아나는 등 '전문가'들이 활동할수 있는 최적의 '토양'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르는 종목과 유사한 종목을 사들이는 '짝짓기'를 비롯 상한가 따라잡기,재료투자,차트분석 등 다양한 기법들을 동원해 짭잘한 수익률을 챙기고 있다. 조정장세때마다 공백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단타매매 단골메뉴인 중소형주들이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떤 중소형주들이 뜨나=한국베랄 한올 바른손 등 그동안 강세장에서 몸을 낮추고 있던 종목들의 주가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이렇다할 알려진 재료가 없다. 하지만 '인지도'는 높은 종목들이다. 차트모양도 상승패턴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 쌍바닥을 만든 뒤 20일선 등 이평균을 지지선으로 급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창현씨는 "개별종목중 모양을 만들며 오랜만에 상한가가 터지면 상한가근처에 주식을 사서 다음날 시초가에 파는 '상한가 따라잡기'가 먹혀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력주도 등장한다. 재료는 주로 '뭐뭐라고 하더라'는 식이다. 정체불명의 세력이 목표주가까지 끌어올린다는 등의 입소문이 대형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등한다. 대백쇼핑이나 동신에스엔티 등이 최근 정보회의에 자주 거론되는 종목들이다. 하루살이 상한가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장중에 공시나 소문을 통해 재료가 나오면 데이트레이더들이 몰려 상한가를 기록한 뒤 다음날 이들이 빠져나가 추세가 꺾이는 경우가 많다. 시공테크는 올림픽수혜설로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틀째 강보합에 만족하고 있다. ◇어디까지 갈까=증시전문가들은 지수관련대형주가 이끄는 강세장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돌발악재가 출현하지 않는 한 이같은 중소형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시장은 배당주나 실적주들의 대안제시가 가능한 거래소시장과 다르다는 현실인식에서 나온 분석이다. 올 3·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실적주라고 할만한 종목들은 이미 주가상승률이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SK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거래소나 코스닥의 지수관련주들은 집중매물대에 막히면서 중기이평선이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뒤집어 보면 당분간 개별순환장세는 이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