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관련주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3개월여동안 질질 끌어오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채무조정안이 마침내 통과된데다 이날 새벽 끝난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급등하는 겹경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선 하이닉스가 회생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에 이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유일반도체.동양반도체.크린크레티브.한양ENG 등 반도체 장비 및 소자 등 관련주들이 대거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또 STS반도체.주성엔지니어링.아토.디아이.미래산업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타며 하이닉스 호재에 따른 `특수'를 누렸다. 삼성전자도 CSFB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돼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관련주들의 선전은 무엇보다 전날 채권금융기관들이 75%이상의 찬성으로하이닉스 채무조정안 및 신규지원안을 통과시킨 데 힘입은 것이었다. 신규자금 6천500억원 지원, 3조∼3조1천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약 1조원의 채무면제 등을 골자로 하는 하이닉스 채무조정안 통과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하이닉스를유동성 압박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채무조정에 힘입어 하이닉스는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크게 축소되고 이자부담도 4천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 예정대로 자산매각이 이뤄질경우 내년 초까지의 영업손실분에 대한 운전자금과 신규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채무조정안이 하이닉스 정상화의 필요조건이지 충부조건은 아니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나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이닉스가 유동성 부족으로 쓰러지지는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하이닉스와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와함께 해외 증시에서 전해져 온 긍정적인 소식도 이날 반도체 관련주들의 선전에 한몫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는 내년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액이 올해 예상되는1천470억달러보다 3%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3년에는 매출액증가율이 30%선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힘입어 이날 새벽 끝난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스가 7.97% 급등했으며 인텔은 3.74%, AMD 4.35% 등씩 오르는 등 반도체주들이 대부분 오름세를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27% 상승한 채 마감,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수세를이끌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