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들어 9월까지 30조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이 5%대로 축소,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연말까지 5조원 규모의 추가부실 정리가 순조로울 경우 4% 수준까지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감독원은 9월말 현재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04%, 2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 8.0%, 42조1,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또 대손충당금을 뺀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2.8%로 지난해말 4.1%에서 1.3%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감독원 이종호 은행감독국장은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대규모 부실채권감축 프로젝트가 성과를 거두며 부실채권비율이 5%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부실채권비율이 5% 이하라는 것은 앞으로 경기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부실은 당기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국장은 "은행들이 누적된 부실을 털어냄으로써 자산건전성이 국제수준으로 접근, 대외신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아울러 은행들의 대규모 수익기반을 확충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들 올해 30조원 정리, 연말까지 5조원 추가 정리 = 은행들은 올해 발생한 14조원의 신규부실을 포함해 9월까지 29조6,000억원의 부실여신을 정리했다. 정리방법은 △ 대손상각이 7조9,379억원으로 전체 26.8%로 가장 많았고 △ 담보물 처분 등이 7조3,927억원, 24.9% △ 유동화가 7조2,664억원, 24.5% △ 매각이 3조8,898억원, 13.1% △ 출자전환 등 기타방법이 3조829억원, 10.4% △ 구조조정투자회사(CRV)를 통한 매각이 967억원, 0.3%였다. 은행별로는 하나 3.24%, 농협 3.26%, 주택 3.34%, 광주 3.36%, 신한 3.59%, 서울 3.60%, 기업 4.14%, 수협 4.22%, 경남 4.43%, 제주 4.58%, 외환 4.75%, 부산 4.84% 등 12개 은행이 연말 5% 이하 목표를 달성했다. 반면 평화 10.30%, 제일 9.89%, 산업 7.16%, 한미 6.32%, 한빛 6.00%, 전북 5.81%, 조흥 5.71%, 국민 5.69%, 대구 5.13%, 수출입 5.02% 등 10개 은행은 5% 이상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의 이종호 은행감독국장은 "연말 5조원 가량의 부실을 추가로 정리하면 금년말 5% 이하의 목 표는 무난히 달성하고 4%대로 접근할 것"이라며 "경기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내년에도 5% 이하 수준은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올해말까지 △ 대손상각 1조2,000억원 △ 자산유동화 2조8,000억원 △ 매각 1조2,000억원 등을 통해 5조2,000억원 가량을 정리할 계획이다. 평화은행은 자산관리회사(AMC)를 통해 연내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고, 제일은행은 예금보험공사에 풋백옵션을 행사해 부실채권을 팔 계획이다. 이종호 국장은 "부실채권 정리계획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이 연말까지 목표달성을 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며 "정리실적 부진은행을 중심으로 월별 점검을 통해 적극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