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미국 테러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경우 성적표에 따라 곧바로 매수·매도 투자의견이 뒤이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가격메리트가 희석된 종목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31일 증권관련 투자정보사이트인 Fn가이드(www.FnGuide.com)에 따르면 지난주(10월 24~30일)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종목은 LG애드 SBS(코스닥,이하 코) 신세계 이수화학 등 19개에 달했다. 투자의견이 낮아진 종목은 금강고려화학 호남석유 아시아나항공(코) 등 5개였다. 투자의견이 상향조정된 종목 중에는 LG애드 SBS(코) 제일기획 오리콤(코) 등 미디어·광고주가 상당수 포함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SBS(코)에 대해선 삼성증권(매수)과 동양증권(시장수익률 상회) 두 곳에서 투자의견을 높였다. 이는 미디어·광고주가 최근 경기침체로 실적은 아직 부진하지만 이들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월드컵 등으로 인해 특수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신세계와 한미약품 LG생활건강 등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내수 우량주에 대한 투자의견도 높아졌다. 성신양회는 시멘트 및 레미콘 판매호조로 실적호전이 기대되는데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차입금 상환으로 99년말 1조원을 상회하던 차입금이 올해 3분기말 6천6백억원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담배인삼공사는 지난주 정부지분 20%를 해외투자자에게 5억5천만달러에 성공리에 매각,향후 민영화가 착실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등급이 올라갔다. 미국 테러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최근 정부지원과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겨 동양증권이 '중립'의견을 내놨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지난 9월이후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어 투자등급이 상향됐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진 제품이 적은데다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PER(주가수익비율) 등 투자지표가 업종평균을 상회한다는 이유로 한양증권이 투자의견을 낮췄다. 금강고려 호남석유 대덕전자도 최근 주가급등으로 가격메리트가 희석됐다는 이유로 투자의견이 낮아졌다. 또 아시아나항공(코)은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동양증권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한편 한화증권은 최근 발표한 11월 어닝스가이드(투자지침서)에서 LG생활건강 LG애드 이네트(코) 등 6개종목의 투자등급을 높이고 한국통신 두산 쎄라텍(코) 현대중공업 서울가스 웰링크(코) 등 무려 27개 종목에 대해선 투자등급을 한꺼번에 낮췄다. 투자의견은 증권사마다 약간 다르지만 대부분 시장지수 대비 예상수익률을 기초로 '매수' '시장수익률상회' '중립' '시장수익률하회' '매도' 등 5단계로 나누고 있다. 즉 지수보다 수익률이 20%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매수',10% 이상은 '시장수익률상회',10%∼마이너스 10%가 예상될 땐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 '시장수익률하회'나 '매도' 의견을 받는 종목은 지수보다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들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