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주식운용비중이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기관투자가의 시장지지역할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회계의 투명성제고, 지배구조개선 등 제도와 관행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31일 낸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금융자산운용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금융자산 보유규모(잔액)는 90년 이후 연평균 18.7%의 증가율을 보여 지난 6월말 현재 1천816조원에 이르고 있다. 투자자별 금융자산 보유비중은 기관투자가가 48.3%로 개인 22.2%(835조원), 기업 12.9%(486조원)에 크게 앞섰다. 상품별 금융자산운용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출 및 유가증권 비중이 각각 50%대 및 30% 안팎의 수준을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이후에는 대출비중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관리 및 대출수요 감소 등에 따라 40% 이하로 낮아진 반면 유가증권 비중은 국채와 회사채 투자증가로 40%를 상회했다. 유가증권별로는 채권이 지난 6월말 현재 79.5%에 이른 반면 주식은 10.9%, 수익증권은 9.6%로 저조했다. 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에서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비중은 4.4%에 그쳐 미국 27%, 영국 18%, 독일 16%, 프랑스 18% 등 일본(4.8%)을 제외한 주요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았다. 기관투자가의 대출과 경기와의 상관관계를 보면 기관투자가의 대출이 경기에 1-3분기 후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출이 기업자금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시구조조정체제 정착과 대출심사시 기업의 매출액이나 자산규모 등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의 사업전망이나 수익성 등을 예측해 대출하는 미래지향적 평가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관투자가의 기업부문으로의 자금공급 비중은 98년 71.8%에서 지난 6월 63.2%로 낮아진 반면 개인부문으로의 공급비중은 26.6%에서 33%로 높아졌다. 또 기관투자가의 금융자산 보유잔액중 기업 등에 공급되지 않고 금융권내에 남아있는 자금규모는 금융의 증권화, 기업 자금수요 둔화 등으로 지난 6월말 현재 483조원에 달해 98년말 314조원, 2000년말 453조원에서 크게 늘었다. 비금융부문으로 자금이 공급되지 않고 금융권안에 남아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환류율은 90년 17.7%에서 지난 6월에는 33.4%로 크게 높아졌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 환류규모가 늘고 있는데 따라 이 자금을 과학적인 기업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산업자금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