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바람에도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현상이지만 쓸쓸함을 떨치기 쉽지 않다.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자 주가가 힘을 잃는다. 좋게 보면 '기다렸던 조정'이지만 외국인이 애지중지하던 삼성전자에 등을 돌리는 것이 쓸쓸함을 더해 준다. 무게중심이 흔들리니 가지가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꼬부랑길을 예견하는 전문가가 많다. 주가에 추세가 보이지 않을 때 용을 써봐야 별 수 없다. 아름다운 꽃을 한아름 따 꽃병에 꽂아 놓아도 일주일이 지나면 쓰레기가 된다. 그러나 볼품없는 씨앗을 주워다 심으면 생명이 싹튼다. V자 급반등 후의 조정장세에서 투자자가 배워야 할 교훈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