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백㎜ 웨이퍼(초정밀회로가 그려지는 실리콘 원판)와 5백12메가 D램 양산 발표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이 경쟁 우위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현대증권은 '과잉투자'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증권은 30일 삼성전자의 3백㎜ 웨이퍼 생산 개시에 대해 "후발업체와의 경쟁력 격차 확대 차원"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임홍빈 테크팀장은 "어차피 다음번 반도체 사이클이 호황이라고 봤을 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정작 호황기에는 시간이 없다"면서 "지금은 경쟁업체가 갖고 있지 않은 카드(기술력)를 활용해 격차를 벌려 놓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현대증권 우동제 반도체팀장은 "삼성전자의 3백㎜ 웨이퍼 가공능력은 월 1천5백장 정도로 양산이라고 얘기하기 힘들 뿐 아니라 대량 생산을 위한 장비 설치는 무리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 팀장은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은 4∼6기통 짜리 자동차인데 8기통짜리를 내놓겠다는 것"이라면서 "수익구조가 오히려 나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