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매년 10월말이면 한 해 예상 매출액과 이익의 윤곽이 드러난다. 코스닥 시장에 내년초 문을 두드리려는 기업이라면 올해 예상실적을 토대로 내년초의 공모가격이 얼마나 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10월말-11월초이다. 코스닥 등록시 공모가격 예측은 "본질가치"의 산출로 부터 시작된다. 코스닥등록시 공모가는 본질가치를 토대로 수요예측을 통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본질가치라고 하면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된 산식에 의해 계산된 가치를 의미한다.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본질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4:6의 비율로 합산해서 산출된다. 여기서 자산가치란 주당순자산가액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모두 팔았을 경우 각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수익가치는 회사의 장래수익력을 현재 가치화한 가액을 의미한다. 장래수익력은 향후 2개 사업년도의 경상이익을 추정하여 계산하게 된다. 만약 자산가치가 1천원,수익가치가 2천원인 회사의 본질가치를 계산해 보면 1천6백원(1천x0.4 + 2천x0.6)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질가치란 "지금 존재하는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현재화한 가치"를 4대6 정도로 가중 평균해 그 주식의 값어치를 산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닥준비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본질가치를 주간사 증권회사가 높이 평가해 주길 기대하기 마련이다. 본질가치는 수익가치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본질가치 산식을 보면 수익가치비중(60%)이 자산가치(40%)에 비해 높다. 또한 자산가치는 객관적인 수치를 토대로 산출되므로 분석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반면 수익가치는 향후 2개년 경상이익 추정치에 달려 있기 때문에 분석자별로 천차만별일 수 있다. 수익가치 산정의 핵심은 향후 2개년 경상이익의 추정이다. 결국 코스닥준비기업은 본질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향후 2개년 추정이익을 높게 인정받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실적과 최근추세가 중요하다. 이런이유로 직전년도 및 최근의 분기실적을 좋게 만든후 코스닥 등록을 추진해야 높은 본질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본질가치를 이해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은 금리수준이 변동되면 동일기업의 본질가치가 변동된다는 사실이다. 수익가치 계산시 장래수익력을 현재 가치화하기 위해선 자본환원율을 적용하게 되는데,이때 적용하는 자본환원율은 금리수준에 따라 변동된다. 지난해만해도 12%였던 자본환원율이 올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분기 10.5%,2분기 9.5%,3분기 8.5%에 이어 4분기에는 8.0%로 떨어진 상태다. 예컨대 동일기업일지라도 1분기에 10.5%의 자본환원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본질가치가 3천원이라면 4분기의 8.0% 자본환원율을 적용한 본질가치는 3천8백12원으로 높게 나오게 된다. 결국 올해 같이 금리 변동이 심한 경우 본질가치는 계산시점별로 큰 차이가 있게 되어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까지 코스닥 등록기업의 유가증권 평가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본질가치는 자본환원율 문제외에도 추정치를 2개년만 반영한다는 문제점,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비중의 임의성,영업이익이 아닌 경상이익을 추정하는 불합리성등의 문제점이 자주 지적되고 있다. (02)3775-1012 박성호 < 공인회계사. SIPO컨설팅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