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지금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갖고 있다. '굿뉴스'는 미국 경제의 V자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일치하고 있다. 반면 '배드뉴스'는 지금이 V자의 내리막길에 있다는 점.기업들의 수익 하락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이제 V자의 오르막길을 생각하고 있다. 기업 수익이 내년 1·4분기까지는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내년 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다. 이런 기대가 증시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올 3·4분기 기업 수익이 작년 동기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고 미국 경기를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주택시장이 급락하고 있지만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가 반등세를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분석한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3.7% 오른 9,545.1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768.96으로 5.8% 올랐다. S&P500은 2.9% 올라 1,104.61을 보였다. 다른 지수들은 이미 9월11일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다우만 60포인트 가량 남겨 놓았다. 지난 9월21일 바닥을 기준으로 할 때 나스닥은 무려 25%,다우는 15% 상승한 수준이다. 3·4분기 기업 수익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이번주의 관심사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30일)와 노동부의 10월 중 고용동향(11월 2일) 발표.'9·11테러' 이후의 경제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첫 지표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지표의 발표는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대의 10월 중 소비자감정지수가 82.7로 전문가들의 예상(83)보다 다소 낮았지만 9월(81.4)보다 좋아져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탓이다. 지난주 눈길을 끌었던 종목은 잘 나가던 나스닥의 기세를 꺾어 놓은 JDS유니페이스와 베리사인(VeriSign).광섬유 장거리통신 장비회사인 JDS유니페이스는 수익 발표 전날인 지난 목요일 10% 폭등했으나 금요일 주당 손실이 20센트로 예상보다 못하고 다음 분기도 10∼15%의 매출 하락이 전망된다는 발표로 12% 하락했다. 보안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베리사인도 수익은 좋게 발표됐지만 베어스턴스가 이 회사에 대한 평가를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낮추면서 금요일 하루에만 무려 20% 하락하며 JDS와 함께 장을 끌어내렸다. 다우 종목 중에선 방위산업 주식들이 강세였다. 전쟁 지속으로 정부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보잉 록히드 등이 오름세였다. 미국 정부는 금요일 장이 끝난 뒤 군수물자 조달로는 사상 최대인 2천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제조업체로 보잉 대신 록히드 마틴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방위산업 주식들의 주가 움직임을 어떻게 차별화시킬지가 이번주 관심사 중 하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