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생산설비의중국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구한말 지식인의 사고방식과 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6일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은 e-메일 리포트에서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하이닉스의 설비매각이 우리나라의 반도체강국 입지를 흔들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너무 높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먼저 "반도체 생산설비의 가치는 일반 제조설비와 달리 진부화속도가 매우 빨라 시간을 놓치면 헐값에 팔리거나 고물취급을 당할 수 있다"며 수용할수 없는 과잉설비와 일정수준이하의 기술은 임자가 있을 때 적기에 매각하는 것이바람직하며 이는 채권단이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인피니온이 대만 모젤 바이텔릭과 합작, 운영하고 있는 프로모스사에 독일 본사와 6개월 시차로 기술을 이전해주고 있으며 일본 도시바와 미쓰비스는 각각 대만 윈본드 및 파워칩에 기술을 이전해 주고 대가를 받고 있는 등 잠재적 경쟁자간 제휴의 성공적 사례를 들었다. 특히 최 위원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추가현금확보를 하지 못하면 9개월을 넘기기 어려우며 일본 NEC와 도시바의 현금흐름도 대단히 나쁜 상황"이라며 "하이닉스가 나서지 않아도 중국에의 설비매각과 기술이전은 이들이 몫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석포 연구위원은 "하이닉스가 중국에 설비를 매각하고 기술을 이전해도 지분확보, 기술료수입 등을 통해 반도체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기회는 무수히 많다"며 "반도체강국 입지상실문제를 설비매각과 연계시키는 사고는 반도체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