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은 26일 최근의 증시 랠리는 내년 하반기경기회복 기대감을 가불(假拂)해 투자자들이 미리 행복감에 젖은 일종의 자기도취라고 진단했다. 동원증권(강성모 애널리스트)은 이날 배포된 리서치자료에서 최근의 국내증시 호조를 미국증시의 축소판으로 해석하고 미국시장에 팽배한 ▲당장의 경기악화 감내 ▲내년 하반기 V자형 회복세 기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승전 확신 등이 국내외 증시 랠리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강 애널리스는 투자자들이 내년 하반기 미국의 V자형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을 뿐 당장의 하강폭이 얼마나 심각할지에 대해서는 개의치않고 있다면서 지난 4∼5월의 랠리가 6월이후 실망매로 급반전했던 것과 같은 심리역전 현상을 연말이전 다시 거쳐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 불황의 근본적 원인이었던 투자과잉의 후유증으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90년대 후반과 같은 강력한 투자수요에 힘입은 안정적 고성장은 어려울 것이며 여전한 과잉설비로 인해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제고되지 못한 채 디플레 압력이 이어진다면 기업수익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가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의 주가가 워낙 떨어진 상태여서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는 증시 역사상 가장 호황이었던 90년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주식 적정가치에 대한 기준을 20년이나 50년 등으로 늘리면 나스닥 1,700선이나 S&P 1,100선은 역사적으로 가장 고평가된 영역에 속한다고지적했다. 따라서 이같은 시장의 제약요인을 안고 내년 하반기이후에 대한 유포리아(Euphoria.행복감)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 것은 투자자들의 자기도취일 따름이라고강 애널리스트는 규정했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하강 리스크나 방만한 통화공급에 연명하고 있는 기업들의 재무리스크 등이 결국 투자자들의 행복감에 제동을 걸며 지난 9월 저점에 대한 재확인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면서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