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 3·4분기 '반도체부문 적자'를 계기로 반도체 경기 바닥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부품 및 장비 업체들간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의 잇단 설비투자 축소로 장비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반면 실적이 반도체 생산량과 바로 연동되는 부품·소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부품업체는 미국 테러사건(9월11일)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으나 장비 업체들은 여전히 힘이 빠져있는 상태다. 현재증권의 차진호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4분기에 추가로 설비투자를 축소키로 해 내년 1분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부품 업체와 수출비중이 높은 업체 등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감축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재무 안정성이 뛰어난 업체 중심의 선별투자는 고려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엇갈리는 실적=반도체 부품 및 소재 업체들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파인디앤씨의 3분기 매출이 2분기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것을 비롯 동진쎄미켐 STS반도체통신 등은 3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모두 늘었다. 파인디앤씨 관계자는 "4분기에도 78억원 내외의 매출이 예상돼 올 매출 목표인 2백4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비업체들은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아토 이오테크닉스 등은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이 최고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30∼6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전년동기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나빴던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가도 차별화=부품·소재업체들은 대부분 지난달 11일 이전의 주가를 회복했으며 일부는 훨씬 넘어서고 있다. STS반도체의 경우 23일 종가가 5천20원을 기록,지난달 11일 4천7백50원을 크게 넘어섰으며 파인디앤씨도 7천90원으로 미국 테러직전 주가보다 10% 이상 뛰었다. 장비업체 중에서도 재무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피에스케이테크의 경우 주가가 테러사건 이전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반해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11일 종가에 비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등 상당수가 테러사건 이전 주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투자 재개시점이 관건=전문가들은 반도체 관련업체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확충이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차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투자를 내년으로 잇따라 연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내년 2분기부터나 투자가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에 앞서 반도체 경기가 바닥인 점을 감안할때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는 부품업체와 해외비중이 높은 업체,새로운 장비 개발업체에 대해서는 저가 매수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