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520선대에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일째, 코스닥에서 15일째 순매수하면서 테러 이전 수준까지 낙폭을 줄이는 데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외인 매수세가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 개인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안정된 장세를 좀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기관의 순매도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나 실적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수관련주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어 개별종목 장세의 한계는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물저평가가 심화되면서 매도차익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며 3,000억원에 육박, 긍정적인 시황관을 제약하고 있는 점이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는 500선을 단기 저점으로 530∼540선을 돌파하기 위한 매물소화과정을 좀더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530선에 걸친 60일 이동평균선 돌파가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당연 수급과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지가 주목되고 있다. ◆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 관건 = 시장의 최대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냐에 모아져 있다. 왜냐하면 외국인 매수가 개인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유인책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4일부터 8일째 순매수를 지속했다. 10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원에 달해 지난 4월 이래 월간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71억원에 그쳤다. 지난 17일 1,384억원을 순매수한 뒤 나흘째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향후 매매동향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부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테러 이후 갭메우기가 빚어지면서 단기 수익률 차원에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외국인이 일단 선물시장에서 매도로 전환한 만큼 현물시장에서 반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4,500계약을 순매도했다. 선물 12월물이 최근월물이 된 이래 누적순매수 규모가 1만1,000계약까지 늘렸다가 포지션을 일부 정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의 이종원 연구원은 "외국인이 통상 6,000계약 수준에서 1만2,000계약대 범위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운용하고 있다"며 "이날 매도는 단기 포지션이 커지면서 일부를 차익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시장흐름은 개인을 중심으로 소화과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현물 순매수 규모가 1조를 넘어 앞으로 매수규모는 줄어들고 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프로그램 매도도 걸림돌 = 반면 기관의 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지수 탄력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관은 이날 542억원을 순매도, 지난 10월 4일 이래 13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시장전망이 긍정적이지 못한 까닭에 선물 저평가 현상이 지속,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기관의 매도우위 요인이 되고 있다. 매도차익잔고가 지난 19일 현재 2,790억원으로 지난 1999년 8월 16일 2,710억원의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매도차익거래액이 290억원을 기록, 잔고는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의 이종원 연구원은 "선물 저평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도차익잔고가 사상 최대수준으로 늘었다"며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면서 무위험수익을 노린 매도차익거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의 김인수 팀장은 "외국인 순매수를 보이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어 개인 주도의 종목장세가 좀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기관 매도가 이어지고 530∼540선 이상으로 끌어줄 펀더멘털 기대는 아직 낮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