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테러 사건으로 인한 코스닥시장의 폭락세는 천재지변에 버금가는 급격한 경제상황 변동으로 봐야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 테러사건 이후 주가 급락으로 예정된 공시사항을 수행하지 못한 업체 상당수에 면죄부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테러사태 이후 이뤄진 증권사들의 시장조성도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은 19일 공시심의위원회를 열고 최근 LG텔레콤이 제기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이의신청을 검토한 결과 LG텔레콤의 유상증자 취소는 미국 테러사건 이후 주가급락으로 불가피했던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건을 공식 인정해 시장조치에 적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주가폭락은 불가항력적인 '경제상황의 급격한 변동'으로 판단돼 불성실 공시적용 예외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날자로 LG텔레콤을 불성실공시 지정예정 법인에서 해제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지난 7일 유상증자 결의 당시 5천5백50원이던 주가가 테러사건 이후 신주발행가(5천1백원)에 못미치는 3천∼4천원대로 떨어져 유상증자를 취소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달 주가폭락 이후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등의 발행을 연기하고 있는 업체들도 불성실공시 예외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보양산업 무한기술투자 등이 BW발행을 이달 말과 다음달로 미뤄놓고 있는 상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