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이틀째 오르며 테러전 지수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증시는 그러나 동시에 매물벽 속으로 진입했다. 17일 종합지수는 520선까지 반등한 뒤 60일선이 위치한 530대의 강력 매물대 돌파에는 실패했다. 매물대의 위력을 확인한 셈.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미국 시장 강세가 여태껏 지수상승을 이끌어 왔지만 이젠 펀더멘털 개선 등 새로운 에너지 공급이 없을 경우 조정을 겪을 국면이다. 이달 들어 8,000억원 가까운 누적 순매수를 기록중인 외국인 매수세에만 의존한 상승도 불안하다. 그동안 외국인 매수세가 뾰족한 호재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방향을 달리할 공산이 크다. 인텔과 IBM이 대폭 하향 조정된 월가의 분기 전망치를 충족하며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인텔의 경우 전망은 결코 흡족하지 않았다. 최근 반등에 따른 부담감이 높아지면서 시자은 건설주 등 중소형주 중심의 발빠른 순환매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일일 거래규모가 4억주대에 그치고 거래대금도 2조원을 밑돌고 있는 점은 지수에 대한 부담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일단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지수 급락 가능성은 적은 편이나 추격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가격부담이 큰 지수관련 대형주에 대해서는 비중축소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테러발생 이후 바닥 대비 20~30% 상승한 터라 현 가격대에서 차익매물 출회는 피할 수 없기 때문. 조만간 현실화될지 모르는 지수조정 시 저가매수를 위해서라도 현금확보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김분도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시장이 생화학 테러 해프닝, 실물경기지표 악화추세,그리고 예상치를 만족했지만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한 기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시장의 화두로 남아있다"며 "분위기상 휴식기가 있어야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그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조정시기는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이라면 지금 매수에 가담해도 무방하지만 단기조정을 염두에 둘 때 좀더 싼 가격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유리하다는 것. 조용찬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개인과 기관의 매물이 이미 상당부분 나왔다는 점에서 추가 순매도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고 20일 이동평균선이 한달만에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어 조정이 오더라도 기간조정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별다른 시장여건 변화가 없는 한 건설주가 시장움직임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 관심이 요구된다. 배당투자 유망주에 대한 선취매와 3/4분기 실적우량 저가주 발굴도 유리해 보인다. 수요일 뉴욕에서는 개장전에는 AOL 타임워너, 인터내셔널 페이퍼, J.P.모건 체이스, 필립 모리스 등이, 장 종료 후에는 AMD, 애플,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시티그룹, EMC, 파이저 등도 이날 경영성과를 발표한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