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뒤 시장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한은은 12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신축적인 금리정책을 재확인하며 진화에 나서 폭등세가 주춤해졌지만 시장불안은 여전하다. 중앙은행과 시장과의 힘겨루기 조짐마저 엿보인다. 금리가 계속 올라 시가평가가 적용되는 펀드의 편입 채권까지 매물로 쏟아질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시장의 금리 전망도 엇갈려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폭등하는 금리=시장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4일만해도 사상최저인 연 4.34%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기간중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로 한은의 콜금리 인하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 그러나 11일 하루새 0.32%포인트나 폭등했고 12일 오전 한때 5.15%까지 치솟았다. 금리폭등의 주요인은 콜금리 동결 자체보다 앞으로 추가인하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2월 악몽'을 떠올린다. 지난 2월 국고채가 연 5.0%까지 떨어진 직후 전철환 한은 총재의 '투기 경고' 발언으로 불과 2주새 금리가 6.0%로 급등,기관들마다 큰 손실을 봤다. ◇한은 긴급대책=한은은 12일 "향후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콜금리를 신축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전 총재도 시장금리 급등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는 '립서비스'가 나오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RP(환매조건부채권)매입을 통해 사흘간 1조5천억원을 풀었다. 만기 통안증권 일부 상환,은행지준의 신축관리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고채 예보채의 발행시기·물량·만기 조절 및 국고채 중도상환(Buy-Back) 등을 13일 열리는 금융정책협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적정금리 되찾을듯=향후 금리는 당분간은 불안양상을 보이겠지만 곧 적정금리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콜금리가 연 4.0%여서 3년만기 국고채는 연 4.6∼4.7%대에서 안정될 것이란 예상이다. LG증권 성철현 채권팀장은 "정부의 저금리 의지,경기불안 지속,풍부한 유동성 등 세가지 버팀목이 흔들려 손절매 물량이 쏟아졌지만 조만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투신 박성진 차장도 "경기전망과 관계없이 콜금리와의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재정거래)가 가능하므로 1년만기 채권은 4.3%대,2년만기는 4.6%안팎,3년만기는 4.7% 안팎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