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지난달 11일의 미국 테러사태 이전 주가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11일 주식시장에서 거래소와 코스닥 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 급등에 힘입어 오후 2시30분 현재 각각 3.08%와 3.84% 뛰며 각 520선과 59선에 접근했다. 전문가들은 테러보복공격 개시후 미국 등 해외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정도 해소됐고 이에 따라 그동안의 낙폭에 대한 갭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심리 안정 외에 기업실적 개선이나 경기회복 조짐 등의 호재가 없어주가가 테러사태 직전 수준인 거래소 540선, 코스닥 62선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미 증시 상승에 주가급등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소폭 조정을 받은 것과 달리 10포인트 넘는 급등세로 출발해 52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미 증시가 급등하며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 지수가 각각 1,600선과 9,200선을 회복한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 넘게 폭등한 것이 주가상승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전날 소폭 매도우위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 위주로 1천3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업종은 6% 넘게 뛰었고 섬유의복, 운수장비, 통신주 등도 3%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7% 가까이 폭등하며 13일만에 16만원대에 다가섰고 그동안 회복세가 미미했던 삼성전기 주가가 10% 가까이 치솟았다. 현대차(5.6%)와 SK텔레콤(3.3%) 등도 크게 상승했다. 또 코스닥지수도 4% 가까이 급등한 58.53으로 장을 출발한 뒤 KTF 등 외국인 선호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며 59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외부사태로 인한 공포심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에 관심이 쏠렸다"면서 "국내외 증시 모두 테러사태후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테러충격 회복 과정이기 때문에 종목별로도 그동안 하락폭이 큰 종목 위주로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테러이전 수준 돌파는 어려울 전망 전문가들은 대부분 투자심리 안정만으로 주가가 테러이전 수준을 돌파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상승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했다. 투자심리 안정 외에 새로운 호재가 없는데다 3분기 기업실적 발표철이 돌아왔고 증시로의 자금유입 징조도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의 경우 540선까지 올라설 수도 있겠지만 이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일단 520선에 안착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520선은 테러사태 이후 하락폭의 절반 수준이어서 이 이상 지수대엔 매물이 많은데다 테러이전까지만해도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만큼 반대로 지수가 밑에서 오르는데 힘겨운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520선과 540선이 저항선이 되기 때문에 상승탄력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전반적 지수상승 보다는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도 주가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시황팀장은 "3분기 실적부진은 예상된 일이므로 반기실적 때와 같은 강도의 큰 충격은 없겠지만 주가의 하락압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실적발표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석이후 고객예탁금이 소폭 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인데다 투신의 주식형 펀드 자금동향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정부가 내놓는 국민주식저축 등도 자금유입을 촉발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국민주식저축과 같은 상품은 심리적으로 긍정적 영향은 되겠지만 증시 밖의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경기회복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