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의 화두는 단연 배당투자다. 미국 테러 참사 이전부터 바람을 일으켰던 배당투자는 테러 이후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은행 정기예금금리 등으로 척박해진 재테크 환경속에서 거의 유일한 "돈 굴리기" 수단으로 통한다. 주식투자에도 상당한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위험하지만은 않다. 국내 증시는 IMF(국제통화기금)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가장 저평가돼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탄탄하고 높은 배당이 예상되는 종목중 가격이 싼 종목을 고를 경우 시세차익과 배당수익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배당투자 유망종목중 상당수는 상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가치주라는 점도 고배당종목 성선설(性善說)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일부 가치주의 경우 주가 급등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아직도 저가 유망 배당가치주들이 많다. 특히 테러 참사 이후 주가가 급락한 가치주중 배당유망종목을 고르면 짭짤한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투자가 유망한 가치주는 단기매매보다는 장기투자 쪽에 초점을 맞춰야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기보유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배당투자의 양대 "과실"(果實)인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한꺼번에 노리려면 장기적인 투자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미국 테러 참사 이후 불안감이 반영돼 급등락을 반복하는 최근과 같은 장세에서는 데이트레이딩 등 단타매매로는 최대의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다. 주식에 투자하는 "용기"를 냈다면 하루살이 재료나 테마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헐값에 사들인 주식이 조금 오른다고 하루이틀만에 되팔아 버리면 많은 수익을 얻기 어렵다. 특히 연말까지 3개월도 채 안남았기 때문에 12월 결산 법인에 투자한 사람은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한계는 있지만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경기 회복과 증시 부양을 위해 갖가지 경기부양책 및 증시대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정책들이 "약발"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예년만은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연말 특수도 기대해볼만 하다. 장기보유할만한 고배당 가치주=삼성증권이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뽑은 장기 배당투자 유망종목 30선에는 S-Oil LG화학 금강고려화학 LG전선 현대백화점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호텔신라 풍산 LG애드 현대미포조선 한국포리올 등이 포함돼있다. 이들 종목들은 모두 상반기 증시에서 "무서운" 돌풍을 일으켰던 가치주들이다. 이들이 하반기에 배당유망종목으로 다시 한번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등이 선정한 배당유망종목에도 가치주들이 상당수 들어가 있다. 고배당 가치주들의 특징은 "IMF 외환위기"의 충격이 몰아쳤던 지난 98년에도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등 과거 수년간 꾸준하고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해왔다는 점에 있다. 앞으로도 높은 배당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다. 특히 고배당 가치주의 상당수가 미국 테러 사건의 충격으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져 가격메리크가 발생한 점도 매력적이다. 효과적인 배당투자 요령=배당투자자들은 무엇보다 투자원금에 손실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당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원금손실이 크면 총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수익률과 시세차익을 따로 떼서 생각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결국 투자한 원금을 까먹지 않을 만한 배당 유망 종목을 고르는 일이 배당투자의 요체다. 전문가들은 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경기의 영향을 덜 타는 내수 우량주중에서 "종목 찾기"를 할 것을 권유한다. 또 매년 꾸준한 배당을 실시해왔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보통주 외에도 배당률이 높은 구형우선주와 실적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약속한 신형우선주 등에도 눈을 돌릴만하다. 대구백화점 한국포리올 한국화인케미칼 등은 중간(반기)배당 실시종목도 투자가치가 높다. 아무래도 직접 투자가 두려운 사람은 각 투자신탁회사들이 내놓은 배당주펀드를 활용하면 간접투자로도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