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업체들의 주가가 '중국특수'에 힘입어 꿈틀대고 있다. 중국시장이 열리면서 외형성장 대비 저수익구조라는 단말기업체들의 최대 약점이 보완되며 올해 4·4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여건도 호전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악화의 두가지 원인이었던 부품가격과 환율 인상이라는 먹구름이 점차 걷히고 있다. 정통부가 내년부터 보조금을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이들 단말기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허성일 연구원은 "지난해 보조금폐지에서 시작된 갖가지 악재가 소멸되고 있다"며 "중국특수로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어 장기조정에 따른 국내 단말기업체의 현재 주가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격화되는 중국특수=GSM(유럽표준방식)단말기의 중국수출이 활발하다. 세원텔레콤이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닝보버드와 이스트콤에 공급키로 한 규모만 모두 4천5백억여원에 달한다. 스탠더드텔레콤과 거래소 상장업체인 팬택도 대형계약을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스탠더드텔레콤의 경우 1건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총매출액의 1백26%에 달할 정도다. 특히 올해 말 예정된 CDMA 수출을 계기로 중국특수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원텔레콤과 텔슨은 CDMA수출계약을 체결했고 팬택도 모토로라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중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펀더멘털의 변화=중국수출이 늘었지만 아직은 당장 수익개선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장기계약인 데다 중국측 파트너의 사정에 따라 계약취소 내지 단가조정 등의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브랜드파워와 내수의존에서 비롯된 국내 중소 단말기업체들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시장여건의 변화로 차츰 해소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통상 수출단가가 국내 공급가보다 높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하루평균 17만명씩 증가하는 중국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로컬라이제이션(현지생산화)정책도 현시점에는 국내 단말기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기술이전 등의 조건을 내세울 경우 해외업체들에 비해 중국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투자전략=단말기업체들의 성장전망은 밝지만 수혜정도는 업체마다 다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특수를 누릴 업체로 세원텔레콤과 팬택을 꼽고 있다. 세원텔레콤의 경우 가장 발빠르게 중국에 진출한 데다 다수 중국측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는 게 장점으로 지적됐다. 팬택은 제휴업체인 모토로라가 구조조정에 따라 외주비중을 늘리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에서 ODM(생산자주문생산)방식으로 전환,수익개선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텔슨전자의 경우 노키아 납품연기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4·4분기부터 중국수출과 내수주문증가로 영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