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10일 거래소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 8월14일 이후 39일(거래일 기준) 만에 코스닥시장에 추월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전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에서 외국인이 최근 7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고 한동안 맥이 끊겼던 테마종목의 순환매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의 배경이다. 양 시장이 테러 사건 이전의 지수대를 거의 회복해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인데다 거래소 대중주보다는 코스닥 개별종목의 '낙폭과대'가 재료로서 더욱 매력적이라는 점도 개인들의 발길을 코스닥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코스닥 기업의 퇴출기준을 강화하는 등 정부의 시장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개별종목의 하락 갭 메우기의 '막판열기'로 해석,추격 매수는 자제하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만만찮다. 많은 종목들이 이미 테러 사태 이전 주가를 회복해 차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거래량 및 거래대금 역전=이날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3천1백21억원에 그쳤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5천6백2억원으로 거래소를 웃돌았다. 지난 8월14일 이후 두달 가량 지속됐던 거래소시장의 주도권이 코스닥시장으로 넘어간 셈이다. 올 들어 두번의 주가 폭락 뒤에 나타난 반등 시점에서 코스닥시장의 거래 우위 현상이 되풀이됐다. 실제로 지난 1월19일부터 2월22일,4월20일부터 5월17일까지 각각 한 달 동안 코스닥시장의 거래 우위가 이어졌다. 하반기 이후 약세장에서는 거래소에 불어닥친 가치주 열풍과 배당주 선취매 현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가치주 열풍이 가라앉을쯤인 지난 6월 초에는 코스닥시장이 우위를 잠시 회복했으나 이어진 경기방어주 및 배당주 열풍에 코스닥 거래 열기는 수그러들었다. 지난 8월14일 이후 거래소시장에서 하이닉스,대우차 처리 문제 등이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자 두달 가까이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 대중주로 몰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배경=테러 전쟁 발생에도 시장의 동요가 없는 상황이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7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6백억원어치를 순매수,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있다. KTF와 국민카드 등 대형 지수 관련주를 집중 매수,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시장의 안전판이 마련됐다고 판단한 개인들로서는 거래소의 대중주들보다 낙폭이 깊었던 코스닥시장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개인들이 수익률 게임에 유리한 코스닥시장을 택한 게 거래대금 역전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이닉스 처리 문제가 뚜렷한 이유없이 지연되면서 데이 트레이드들이 거래소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들의 매기 이동은 코스닥시장에서 한동안 맥이 끊겼던 테마종목의 순환매 부활에서도 읽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컸던 경기방어주보다 낙폭이 깊었던 경기민감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을 유리하게 본 것 같다"며 "인터넷 관련주나 솔루션 업체 등 그동안 낙폭이 과다했던 종목들로 순환매가 살아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전략=현대증권 류 선임연구원은 박스권 장세에서는 전통적으로 코스닥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전례에 비춰 "코스닥시장의 거래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시장이 테러 사건 이전의 지수를 쉽게 뚫고 올라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닥 개별종목을 중심으로 수익률 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증권 이 선임연구원도 "기업실적과 무관하게 동반 폭락한 신규 등록주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