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건이후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등 우량 회사채의 경우 발행때마다 사상 최저 금리를 경신해 가고 있는데 반해 투자적격 최하위 등급인 BBB급은 매매가격이 기준 가격보다도 낮게 매겨지거나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거래규모는 17조5천1백억원으로 국고채를 포함한 전체 채권거래액 2백65조7천9백억원의 6.5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회사채 거래비중은 전체 채권거래액의 10% 이상을 유지했으나 8월(8.41%)부터는 한자릿수대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인기가 급상승했던 BBB급의 위축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회사채 거래액중 BBB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말에 41.1%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6.9%로 급감했다. 반면 우량등급인 A급 이상 회사채의 거래 비중은 최근 90%를 웃도는등 회사채 매기가 우량 등급에만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BBB급 기피현상은 가격 측면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H사 회사채의 경우 지난달말 증권업협회의 기준 수익률보다 무려 0.69%포인트나 높게(채권가격은 낮게)거래가 이뤄졌다.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라면 못사서 안달을 부리는 바람에 일부 BBB급의 경우 증협 기준 금리보다 2.5%포인트나 낮게 금리가 매겨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동양증권 채권리서치팀의 류승화 연구원은 "미국 테러사건이후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대두되면서 우량회사채외에는 거래가 실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경우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프라이머리 CBO의 보증 한도를 높이는등 기업 부도를 막기위해 안전장치를 추가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