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시즌이 다시 찾아왔다. 매수를 끌어당길 알찬 경영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S&P 500 편입종목의 지난 3/4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월 스트리트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감소폭 17%에 비해 더 악화됐으리라는 분석이다. 이번 주 국내외 증시는 이로 인해 위로의 움직임이 제한될 전망이다. 반면 테러사태 이후 번졌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에 힘입어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하와 하이닉스의 자구노력 및 신규자금지원 기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목요일 옵션만기일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간으로는 테러사태 이전의 지수가 저항선으로 작용하겠다. 지난 달 11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540.57, 코스닥지수는 61.80을 가리켰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10일 각각 9,605.51과 1,695.38을 기록했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뒤 축적된 해외 모멘텀을 반영하며 급등했다. 종합지수는 4.6%, 코스닥지수는 4.7% 올랐다. 뉴욕에서는 2분기 경제성장률 상향, 서비스업지수 호전, 아홉 번째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이 실적 부진 전망을 일소했다. 다우존스지수는 3.1%, 나스닥지수는 7.1% 올랐다. ◆ 실적 터널 진입 = 뉴욕 증시는 이번 주부터 실적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화요일에는 모토로라가, 수요일에는 야후가 경영성과를 공개한다. 모토로라는 주당 7센트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 종료 후 나오는 야후의 수익은 주당 1센트로 관측되고 있다. 목요일 장 종료 후에는 인터넷 광고업체 더블클릭의 발표가 잡혀 있다. 다음 주에는 인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부문 대표주자들이 실적을 내놓는다. 경영환경이 최악을 거쳐 개선되고 있다며 투자자의 관심을 내년 상반기 이후 낙관론으로 이끌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경제지표는 뜸하다. 목요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가 통화정책을 발표하고 미국에서는 주간실업수당 신청자수와 9월 체인점 매출이 발표된다. 금요일에는 9월 소매판매와 미시간대학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가 나온다.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는 9월 81.8로 8년중 최저를 기록했으며 10월에는 70대로 더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 콜금리 추가 인하할까 = 금융통화위원회는 목요일 정례 회의를 열고 콜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들어간 상태에서 물가 부담 등을 들어 금리인하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2일 올들어 아홉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4일엔 영란은행이 37년중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낮추는 등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8월에 각각 0.25% 인하됐고 9월엔 사상 최대폭인 0.5% 인하된 점을 감안하면 현재 4.00%인 콜금리는 0.25%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의 자구노력과 지원도 관심이다. 하이닉스는 STN/TN-LCD 사업과 맥스터 잔여 지분 매각 등에 이어 중국 등에 반도체 공장 일부 매각을 추진하며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채권은행단은 지난 토요일 회의를 갖고 신규자금 규모를 포함하는 지원안을 논의했으나 일부 은행에서 회생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가운데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외환은행은 1조원 규모의 신규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지원안은 이르면 이번 주중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물 옵션만기에 따른 충격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5일 현재 매수차익 거래잔고는 883억원으로 지난해 11월 30일 이래 10개월여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