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산뜻하게 10월 첫 장을 열었다. 종합지수는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지수는 6% 이상 급등했다. 한가위 연휴를 마친 4일 증시는 연휴 기간 나온 해외 호재를 한꺼번에 받으며 급등 출발, 한차례도 상승세를 내주지 않으며 회복된 시장 심리를 반영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에 이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한 데다 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나타내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를 잠시나마 잠재웠다. 또 시스코가 이번 분기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나스닥지수가 급등했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수가 상승,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아울러 연휴 기간중 미국의 보복 전쟁이 확산되지 않은 점도 전쟁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한겹 걷어냈다. 이날 종합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20.96포인트, 4.37% 높은 500.64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11일 이래 최고 수준에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55.08로 3.44포인트, 6.66%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과대한 가운데 뉴욕 증시 기술주 강세를 받았고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자유로운 잇점을 살렸다. 더불어 진념 부총리가 5일 당정협의회에서 코스닥시장 안정화 방안 논의를 시사하면서 거래소에 비해 탄력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거래소와 코스닥 구분없이 전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운수장비업종이 자동차 수출 호조를 발판으로 10% 이상 급등하며 업종지수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통신, 전기전자업종 등이 큰 폭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기아차와 현대차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가운데 현대모비스, 대우차판매, 쌍용차, 한라공조 등 자동차 관련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SK텔레콤이 6.73% 상승한 것을 비롯 한국통신공사,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대형통신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오피콤, 코리아링크, 인디시스템, 위즈정보기술, 진두네트워크 등 네트워크 관련주는 '시스코효과'를 만끽하며 줄줄이 상한가에 올랐다.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장미디어, 싸이버텍 등 인터넷주는 탄력을 받으며 상승의 선두에 섰다. 삼보컴퓨터와 현주컴퓨터가 상한가에 올랐고 KDS, 현대멀티캡 등 컴퓨터 관련주가 급등하며 윈도XP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매출 부진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닷새만에 상승을 일궜으나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하이닉스는 채권단 회의를 기다리며 7.91% 상승했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매에 가담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959억원과 95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관심을 코스닥으로 돌리며 244억원을 순매수했고 거래소에서도 427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반등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으며 매도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243억원과 28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878억원 출회되며 지수관련 대형주 발목을 잡았다. 매수는 237억원 유입되는데 그쳤다. 거래소 등락은 739, 86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639종목이 올랐고 내린 종목은 15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으로 쏠린 개인 관심을 반영하듯 무려 162개 종목이 가격제한폭을 위로 채웠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00선을 손쉽게 돌파함에 따라 테러 쇼크로 인한 충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보복 전쟁이 진행중이어서 추가 상승 공간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연휴 기간 나온 대여섯개의 호재가 겹쳐지면서 500선 돌파에 성공했다"며 "외국인 매매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이 관망세에서 빠져나온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대 모멘텀인 가격 메리트가 사라진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며 "여전히 하락추세대가 진행중인 만큼 단기 반등의 꼭지점에 도달하기전에 매도 시기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