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 공모가가 본질가치를 밑도는 저가 공모주가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코스닥 등록예정기업들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모주 '바겐세일'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테러사건 여파로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들이 우량 공모기업을 엄선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공모주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테러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에이디칩스 어플라이드엔지니어링 아이디씨텍 포렉스 등은 공모가가 본질가치보다 낮게 결정됐다. 증권사 기업금융팀장들은 장세가 크게 호전되지 않는 한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로선 시장상황이 좋지 않지만 '옥석가르기'를 통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달 청약을 목표로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28개사나 돼 기회가 많다는 점도 투자자에겐 긍정적인 요인이다. 등록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일정을 못잡은 기업도 35개사에 달한다. 따라서 선택의 폭이 넓은 공모주 '바겐세일'에서 품질좋은 제품을 고를 만한 능력을 갖춘 투자자라면 뜻밖의 '대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투자전략을 바꿔라 =투자환경이 달라진 만큼 투자전략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공모가 적정수준을 가름짓는 잣대가 돼왔던 본질가치를 너무 믿지 말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한화증권 IB영업2부의 유창민 과장은 "본질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분모로 들어가는 자본환원율이 연초 10.5%였던 것에 비해 현재 8.5%로 2%포인트나 내리는 바람에 기업가치와는 상관없이 공모가에 평균 10% 정도의 거품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본질가치대신 업종이 같은 기업중 이미 등록돼 있는 유사업체의 주가와 공모가를 비교하는 방법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사업체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와 확정 공모가를 비교해 '거품'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 이 방법을 이용하면 최근의 주가 폭락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주주 지분율과 우리사주조합의 존재 여부 등 지분구조 파악도 빠뜨려선 안되는 체크포인트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은 단순히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향후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여기에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의무확약 보유분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청약자격도 달라진다 =이달부터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기업 가운데 일부는 종전과 청약자격이 달라질 수 있다. 10월 이후 금감원에 신고서를 제출하거나 내달로 청약일을 연기하기 위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청약기업의 경우 3개월간 주식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청약자격을 적용받는다. 이 경우 청약전날 주식이체를 통한 공모주 청약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거래 증권사를 통해 자신의 청약자격을 미리 파악하고 공모주투자에 나서야 차질이 없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