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반등 시도가 막힌 뒤 낙폭을 다소 넓혀 연중최저치 수준에서 매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확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불안감이 한결 누그러진 양상이지만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파편'에 대한 두려움은 남아있다. 오전 한때 미국 LA 한인타운 근처 지하철역 입구에서 독가스가 방출됐고 테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매물이 쏟아졌고 주가는 가파른 하향 궤적을 그리며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했다. 여기에 주식을 들고 추석 연휴를 맞이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득실 계산이 끝나지 않으면서 관망세가 짙게 드리우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와 악화된 기업실적이 얼마나 반영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위험을 감수할 만한 실익이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가운데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반면 테러와 그에 따른 여진이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급락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단기 낙폭 과대주나 내수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추석 연휴기간 중 전쟁과 관련된 빅뉴스가 나설 가능성이 적은 가운데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발표 등으로 세계 증시가 안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판단을 깔고 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 마이크론이 몰고올 후폭풍 등을 감안하면 반등할 때 마다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테러 사태 이전부터 진행돼온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연장선을 긋고 있고 주도주나 매수주체가 부각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반등하더라도 응집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조금 늦게 가담하더라도 매수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는 반면 매도 기회는 한번 놓치면 다시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불안한 심리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 지수대에서 추가하락 압력을 행사할 만큼 큰 것은 아니다"라며 "이날 나타났듯이 뉴욕 증시 하락, 반도체 관련주 속락 등에도 선방하는 것은 바닥찾기 과정이 진행중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연휴 동안 뉴욕 증시가 안정감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낙폭이 과대했던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설만 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