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전날의 급락세를 연장할 악재도, 반등을 이끌 매수주체도 없이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했다. 상승종목이 하락종목보다 훨씬 많았지만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하락하고 이렇다할 주도주도 없어 지수는 변변한 상승시도 조차 못했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낙폭과대 논리와 대외적 불확실성 사이에서 불안하지만 교묘하게 균형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대외적 요인이 개선되기는 힘들어 주가는 아래로 흐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72포인트, 0.15% 상승한 472.85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29포인트, 0.60% 오른 48.91을 기록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이틀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던 덕분에 이날 거래는 상승세로 시작했다. 전날 753억원 어치를 팔며 급락세를 초래했던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도 상승 출발에 일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악재를 안고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종합주가지수는 오후들어 보합권 내이긴 하지만 약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실적이 크게 하락해 1.04% 빠졌으며 SK텔레콤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2.92%나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SK텔레콤을 7만3,000주 매도했다. 반면 롯데칠성, 롯데삼강, 제일제당 등 내수업체와 현대차 등 실적 호전주는 큰 폭 상승하며 빛을 발했다. 고려제강은 자산주라는 장점이 부각되며 상한가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업종별로는 개인 매수세 덕에 운수장비업종과 기계, 건설업종의 상승이 돋보였으며 통신, 보험등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 KTF도 이날 이틀째 하락해 1.51% 내림세로 마감했으며 국민카드는 보합세를 보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터넷 쇼핑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옥션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인터파크는 6.38% 상승했다. 한편 이날 카지노운영업체 강원랜드가 코스닥등록 재심의 판정을 받아 카지노 관련주 파라텍이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파라텍은 워커힐호텔 카지노운영업체 파라다이스의 관계사로 알려져 있는데 강원랜드의 코스닥 등록에 차질이 생겨 파라다이스의 등록 또한 미뤄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지노게임용 모니터 제조업체 코텍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매수 주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거래소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1억원, 279억원어치 사들이고 외국인은 526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만 25억원 어치를 샀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6억원, 2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거래는 부진했다. 거래소의 경우 거래량은 4억1,845만주로 전날 6억4,000만주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전날 2조원에 가까웠던 거래대금도 이날은 1조3,119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에서는 2억7,500만주가 손을 옮겨 역시 전날 3억5,400만주에 크게 못미쳤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