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참사 이후 세번째 주를 맞이하는 월요일(24일) 월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상 최악의 한 주였던 지난주의 테마가 '어떻게 빠져 나갈 것인가'였다면 이날은 '무엇을 사야 하나'였다. ◇ 왜 올랐나 =우선 "주식값이 저평가됐다는 공감이 이뤄졌기 때문"(알프레드 골드만 AG에드워드 애널리스트)이다. 지난주 다우가 14.2% 하락하는 등 하락폭이 너무 컸고 증권전문 주간지인 배론스가 증시가 17%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여기에 유명 애널리스트들의 코멘트가 매수 열기를 불어넣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칸증권의 톰 맥마누스도 고객들에게 주식편입비율을 65%에서 70%로 늘리라고 권고하면서 "소비자신뢰도가 지난주중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테러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GE가 지난 금요일 장마감후 "올해와 내년 모두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광섬유장비업체인 JDS유니페이스가 "분기수익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경기가 반등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것도 분위기를 살려줬다. ◇ 주도 종목은 =거의 전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테러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주 낙폭이 가장 컸던 항공 보험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10만명 이상의 종업원들이 해고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항공사들은 부시 대통령이 1백5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에 사인하면서 US에어라인이 15% 치솟는 등 주가가 평균 4% 이상 올랐다. 보험업종도 정부와 의회가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으로 AIG가 6% 오르는 등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승의 기폭제중 하나였던 JDS유니페이스가 16% 폭등하는 등 첨단 기술주들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 앞으로의 전망은 ="상승세가 며칠간 이어질지 모르지만 오래간다고 보기는 힘들다"(래리 와첼 푸르덴셜금융 애널리스트)는 견해가 많다. 미국 정부가 어떤 형태로 반테러 전쟁을 이끌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인데다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탓이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AOL타임워너가 순익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지난주 같은 폭락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인 상황 전개에 따라 주가 향방이 달라지겠지만 당분간 다우는 9,000선, 나스닥은 1,600선을 지지선으로 움직일 것"(스티브 마소카 패시픽증권 사장)이란 분석이 많은 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