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장비업계의 대표주자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주가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지난 11일 7천600원(종가 기준)에서 24일 4천120원으로 2주일동안 46%나 빠지는 폭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주가하락은 12일 주성엔지니어링이 올 매출 목표를 1천24억원에서 62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7, 8월 누계 매출액이 83억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미국 테러의 영향으로 반도체 불황이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성엔지니어링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지 모른다는 루머가 시장에 퍼져나갔다. 그러나 반도체장비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설이 근거없는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 논거로 ▲반도체장비업체의 매출 특성 ▲주성의 해외시장 공략 성공 ▲뛰어난R&D(연구개발) 능력 등을 들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반도체장비업체의 매출이 월별로 급격하게 변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주력제품인 CVD(화학증착)장비의 대당 가격이 40억-50억원으로 한달에 2대를 팔면 월매출이 100억원에 이르지만 한대도 못팔면 매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분기별 매출은 1.4분기 101억원, 2.4분기 107억원, 3.4분기 46억원, 4.4분기 286억원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었다. 전문가들은 주성엔지니어링의 이번달 수주가 없을 경우 매출이 11억원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해외 반도체업체로부터의 매출채권 회수로 다음달에는 매출이 8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 상반기 주성엔지니어링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삼성전자에의 매출 집중도를 낮추고 매출다변화에 성공한 것도 성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꼽힌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마이크론, 인피니온, 히타치 등 세계적인 반도체업체로부터의 장비 수주에 성공,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28%에서 올 상반기에는 50%까지 높였다. 이와 함께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R&D 부문에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 것이 현금흐름 악화에 한몫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의 서도원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으로 뛰어난 품질경쟁력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반도체 불황으로 매출, 이익에는 타격이 크겠지만 유동성 위기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