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이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투자자의 뭉칫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개인의 매수여력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지난 21일 현재 8조6천5백22억원으로 미국 테러사건이 터진 11일 이후 오히려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 기간중 개인들이 주식매각보다 매입이 더 많은 순매수(금액기준)를 보인 것은 이같은 신규자금 유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1억원 이상의 대량주문 호가가 크게 증가해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 유입자금 중 상당부분이 수억원의 거액을 굴리는 '큰손'의 자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금리로 돈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게 된 큰손들이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매수의 적기로 판단, 자금을 주식투자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은 주식매수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만 해도 지난주 내내 폭락해 이번주에는 기술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지만 세계증시의 동반폭락에서 보듯 미국의 보복 공격을 앞두고 증시가 장기침체에 빠질 공산도 매우 높다. 이처럼 상황이 유동적일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베타계수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베타계수란 종합주가지수와 해당 종목주가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다. 베타값이 1보다 크면 주가변동 폭이 지수변동 폭보다 큰 것을 의미하고 1보다 작으면 주가가 지수보다 적게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즉 베타값이 1.5인 종목은 과거 통계상 지수가 10% 오를 때 15% 상승하고 지수가 10% 내리면 15% 하락하는 높은 변동성을 지녔다는 의미다. 베타계수가 낮은 종목으로 갈아타라 =미국 테러사태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이미 12% 이상 폭락한 만큼 기술적 반등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유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IT(정보기술)주를 비롯 베타계수가 높은 종목을 많이 가진 투자자는 도시가스 음식료 등 베타계수가 낮은 종목으로 옮겨타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전쟁이 터진다면 베타계수가 높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베타계수가 낮은 종목으로는 신한지주회사 한국철강 담배인삼공사 신도리코 농심 태평양 S-Oil 한국가스공사 등이 꼽힌다. 이들은 경기침체때 강한 경기방어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가 장기침체로 갈 경우에도 돋보일 수 있다. 미국 사태 마무리땐 베타계수가 높은 종목 =전문가들은 최근 몰려드는 자금의 대부분이 미국 테러사태가 마무리되면 낙폭과대 종목을 매수,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성균 LG투자증권 과장은 "지난 92년 이후 10년간 IMF 관리체제때를 제외하면 종합주가지수가 450대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며 "미국 테러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많은 자금이 일시에 증시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 자금은 하이닉스반도체 메디슨 LG투자증권 현대증권 SK증권 대우증권 대호 굿모닝증권 KDS 등 베타계수가 높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종목의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폭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위험 고수익을 노린다면 이들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