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주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증시가 미국의 보복공격우려로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열린 21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한 때 14만원선 마저 무너지며 바닥모르는 추락을 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연 닷새 오름세를 보이며 22만원선을 넘어섰다. 이들 두 종목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호불호'도 분명해져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달 말 57.5%에서 56%선으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46%대였던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47%대로 올라서 불과 다섯달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미국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논쟁끝에 3.4분기 회복설이 힘을 얻었던 지난 4월 삼성전자의 주가는 24만6천원까지 올랐던 반면 SK텔레콤은 연초 30만원선을 넘은 뒤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고 지난 4∼5월 랠리 당시에도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 두 종목의 주가가 이같이 엇갈린 이유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다섯 달 사이 완전히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과 4-5월 두 차례에 걸쳐 랠리가 진행될 당시 국내외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반도체경기 논쟁은 결국 3.4분기 회복론자들의 승리로 끝났고 반도체경기의 회복을 예상한 기관,외국인의 선취매가 대거 유입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25만원선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보였다. 반대로 지난해 전세계의 주요 통신서비스사들이 IMT-2000의 과다한 출연금과 낮은 수익성으로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SK텔레콤 뿐아니라 전 세계의 주요 통신서비스사들이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정작 시간이 지날수록 반도체경기회복은 요원해지고 미 테러사건으로 4.4분기 회복가능성마저 사라진 반면, 통신주는 경기와 무관한 '내수주'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주식시장의 '미인'으로 떠올랐다. 또 내달이면 일본 NTT도코모가 세계 처음으로 IMT-2000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점도 세계증시에서 통신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3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경기침체로 통신주의 경기방어적 성격이 부각되고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시 제기됐던 희석효과등에 대한 우려감 약화도 SK텔레콤 주가강세의 요인"이라며 "통신주들이 4.4분기 주도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